수원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박수영(28·여)씨는 봄만 되면 재발하는 비염과 천식때문에 괴롭다. 특히 직업 특성상 아이들을 자주 대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더 걱정이 된다. 병원에서는 알레르기 체질이어서 꾸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쉽게 낫는 것 같지도 않고 밤만 되면 기침이 심하게 나서 잠도 잘 안오고 괴롭기만 하다.

최근 여러 역학조사에 의하면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율은 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도시화에 따른 생활 환경의 변화, 대기오염, 산업화, 수질 및 토양 오염, 환경 개발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 등과 관련이 있다.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최근 20~30년간 알레르기 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환경 요인의 변화가 주된 원인이다.
특히 봄철에는 중국에서 발생해 3~4월경에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황사(Yellow sand)로 인해 알루미늄, 철, 아연, 마그네슘 같은 중금속을 포함한 미세먼지가 증가되어 호흡기 감염을 증가시키고 천식을 악화시킨다.

#봄철 알레르기 질환 어떤 것들이 있나
봄철에 발생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결막염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발열, 관절통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는 고초열 (Hay fever)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대기가 건조해 짐에 따라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기도 하고 황사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봄철 알레르기 질환의 주요 원인은
대기 중에는 여러 식물에서 생산되는 여러 종류의 꽃가루가 존재한다. 이중에서 수목 꽃가루가 우리나라에서 봄철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다. 화초, 목초, 수목 등 여러 종류의 꽃가루가 생성되며 이 모든 꽃가루가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대기 중 꽃가루 농도는 연 2회 봄(3월 7~30일)과 가을(8월 12일~9월21일)에 절정을 이루며 그 이후 현격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종류별로는 2월말부터 5월까지 수목 꽃가루(오리나무, 포플러, 버드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등)가 주를 이루며, 8~9월까지는 돼지풀, 쑥과 환삼덩굴 꽃가루가 주를 이룬다.

따라서 봄철에 주로 발생하는 재채기, 콧물, 눈가려움, 기침 등 알레르기 증상은 수목 꽃가루 알레르기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제주도에는 특이하게 일본 삼나무 화분에 의한 알레르기가 가장 흔하다.

#봄철 알레르기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
① 봄철 알레르기 비염=주로 지속적인 콧물, 재채기, 코가려움 등의 증상이 있다. 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및 비강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점적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콧물이 심할 경우 충혈완화제 등을 추가할 수 있다.

② 봄철 알레르기 피부염=피부 발진 및 가려움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의 복용 및 국소적인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할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해 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③ 봄철 알레르기 기관지염=야간이나 새벽에 심해지는 기침, 객담, 호흡곤란, 가슴답답함, 천명음 (숨쉴 때 가슴에서 삑~소리가 나는 것) 등의 증상이 있다면 알레르기성 천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로는 흡입제와 경구용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천식은 정확하게 진단하고 장기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서 확진해야 한다.

④ 봄철 알레르기 결막염=결막충혈, 눈가려움 등의 증상이 있다. 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또는 항히스타민 안약 점안 등이 있다.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꽃가루가 날리기 약 2주 전부터 약제를 미리 사용하면 증상을 예방할 수도 있다.

꽃가루는 대기에 균등하게 섞여 있어서 회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과다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있는 동안 야외 활동을 피하고, 실내에서는 가급적 외부와 차단하기 위해 창문을 닫고 중앙냉방장치를 사용하도록 한다.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헤파필터(Hepa Filter)를 장착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한 알레르기 질환은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발열, 관절통, 몸살 등이 동반된다면 고초열을 의심하고 전신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이 많이 불편하면 면역요법을 시행할 수도 있다. 면역요법은 원인이 되는 꽃가루 성분을 소량씩 주사하여 원인물질에 대한 알레르기를 개선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특히 눈, 코 알레르기, 전신 증상, 기관지 증상 등이 면역치료를 받을 경우 모두 개선되는 효과가 있으나, 3~5년 정도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해심 교수

알레르기 증상 중에 지속적인 기침 (주로 야간),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이 있다면 천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기관지 천식은 심각할 수도 있는 질환이지만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는다면 일상생활에 전혀 불편함 없이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아주대 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