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직 인수위가 23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30일 업무를 종료했다.
 인수위는 그동안 김문수 도지사당선자의 공약을 정책화하고 도정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60회가 넘는 전문가 간담회 및 토론회를 벌이는 등 강행군을 펼쳐왔다.

 특히 김 당선자는 외국인투자기업전용임대단지 등 산업현장과 경기북부 접경지역, 팔당호 등을 직접 방문하고 두차례 도민과의 대화에 나서는 등 민의를 수렴하고 도정방침을 결정하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인수위는 팔당종합대책, 수도권협의회 구성 합의 등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은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대수도론을 생산적인 담론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는등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수위는 이날 8개 특위별 활동결과를 정리한 777페이지 분량의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활동 보고서'를 발간했다.


 ◇규제개혁, 개발의지 재확인=인수위의 거의 모든 활동은 대수도론으로 귀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수도론은 도쿄, 상하이, 베이징 등 주변국의 대도시권 경제권과 견줄 수 있도록 수도권의 통합적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있다.

 따라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선결과제가 수도권에 가해지고 있는 각종 규제의 철폐라는 것이 인수위의 철학이다. 김 당선자도 후보시절부터 규제개혁과 수도권경쟁력 강화를 입에 달고 살았다.

 물론 대수도론이 규제개혁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의 깨끗한 공기와 물, 편리한 교통 등을 위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자치단체간 통합행정이 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상생하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경기, 인천, 서울 인수위가 '수도권 발전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 3개 자치단체는 ▲수도권의 불합리한 규제철폐 ▲수도권 광역교통행정 효율화 ▲대기 질 개선 및 한강 상수원 수질개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 등에 상호협력키로 했다.

 이 가운데 한강 상수원 수질개선과 관련해 김 당선자는 팔당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소기의 성과물을 내기도 했다.
 이와함께 신도시와 뉴타운 사업을 집중 검증하기위해 뉴타운특위를 운영하는 등 대규모 개발정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반영했다.


 ◇지방 반발, 정책혼선도=우선 대수도론을 생산적인 담론으로 이끌지 못하고 지방과 수도권의 대결구도만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인수위는 지방과의 상생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웠으나 수도권의 배타적이고 우월적 지위를 우려하는 지방의 반발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같은 역풍에 대해 인수위 안팎에서는 “너무 성급하게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자성론과 “최소한 담론화에는 성공한 셈”이라는 성과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함께 도정목표와 방침의 결정이 늦어지고 조직개편 등과 관련,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등 정책혼선을 빚기도 했다. 도정목표는 인수위 종료시점까지 최종안이 계속 미뤄졌고 조직개편은 제도적 한계를 감안하지 않은 의욕과잉으로 수많은 추측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이같은 정책혼선의 한 원인으로 인수위의 의사결정과정에서 당선자의 철학과 의중을 꿰뚫는 핵심 참모의 부재가 거론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