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사는 19일 오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전격 상향조정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피치 IBCA사는 이날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이사회를 열고 한국에 대한 국가 신용등급과 산업은행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의 맨 윗단계인 BB+에서 투자적격의 가장 아랫단계인 BBB-로 1단계 상향조정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에서 투자적격으로 상승한 것은 지난 97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13개월만에 처음이며 투자적격 국가가 부적격으로떨어졌다가 회복한 것은 세계적으로 인도에 이어 두번째다.

피치-IBCA는 등급 상향조정의 이유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이룩한 경제안정과 구조개혁 성과 ▲빠른 외환보유고 회복 ▲단기외채 비중 감소 ▲최근의 경기회복 추세 등을 꼽았다.

피치-IBCA는 이날 『한국의 가용외환보유고가 97년말 80억달러에서 98년말에 500억달러로 급증하고 단기외채 비중도 52%에서 21%로 크게 하락하는 등 한국에서 외환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면서 『한국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300억달러를 달성하고 올해말에 순채권국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신용평가기관은 『한국 외환위기의 근본원인은 과도한 채무를 바탕으로 외형 위주의 성장을 지속해 온 기업부문과 신용분석도 없이 대출을 해온 금융부문에 있다』면서 『이러한 요소는 앞으로 한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들 개혁에는 앞으로 2~3년은 소요될 것』이라면서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용덕(金容德)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피치-IBCA는 기업들의 부채비율 축소,대규모사업교환(빅딜) 추진, 재무구조개선계획 추진 등 기업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다소 불안한 시각을 갖고 있는 만큼 기업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되면 추가 상향조정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다른 신용평가회사들도 오는 2월중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곧 상향조정할 예정이어서 기업들의 해외차입 등 경제여건이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