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경기도의 R&D지원사업 예산이 주먹구구식으로 편성됐다고 지적하고는 예산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도의회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 중 전략산업 기술개발사업과 기업주도 기술개발사업 등 도내 기업 연구개발 지원예산 170억원에 대한 심사를 벌이며 사용처와 사업설명의 부실을 집중 추궁했다. 추경에 편성된 예산은 본예산에 상정됐다가 사업내용 부실 등을 이유로 삭감된 예산인데다 추경안 설명에서조차 똑같은 지적을 받았으나 상임위는 이 예산을 통과시켰다. 도의 예산편성이나 도의회의 예산안 심의나 엉터리이기는 마찬가지다.
기업에 대한 도의 R&D 지원 예산안을 심사한 도의회 경제투자위원회는 지적된 부분의 시정을 전제로 연구개발비 지원을 통한 도내 기업 경쟁력강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표시하고 예산을 통과시킨다고 밝혔다. 도의원들은 본예산에서 삭감된 예산을 추경에 올리며 예산의 사용처에 대한 설명이 불명확하다는 것은 '일단 받아 놓고 보자는 식'이 아니냐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상임위에서는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앞으로 주먹구구식 예산편성, 의원 개개인에 대한 로비, 의회 경시태도, 무성의한 예산설명 등이 반복된다면 예산심의를 거부하겠다고 경고했다.
도의회 상임위의 지적이 맞다면 예산안을 심사해 통과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주먹구구식 예산안이나 의원들에 대한 로비, 무성의한 예산설명 등으로 이뤄진 추경예산안을 의회차원에서 경고만 하고 통과시킨다는 자체가 주먹구구식 예산심의이기 때문이다. 의회가 이 같은 예산심사를 벌이며 도에 대해 경고를 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누가 누구를 경고하고 으름장을 놀 수 있는지 모르겠다. 예산안을 상정하는 집행부나 이를 심사하는 의회 모두가 대충대충 하는 느낌이다.
경기도의 예산은 의미가 좋다고 편성되거나 심의돼서도 안된다. 의회에서의 지적과 같이 예산안을 편성했으면 어떻게 사용되고 어떤 목적으로 편성했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도의회가 도 예산편성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경고만 하고 그대로 통과시킨다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집행부와의 타협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도의회는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협력할 것은 견제하고 견제할 것은 협력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의 자리에서 다시한번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주먹구구식 예산편성과 심사
입력 2008-05-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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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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