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을 재배하는 지역 화훼농가들이 성수기에 울상을 짓고 있다는 소식이다. 꽃 생산원가는 최근 급등했으나 중국산 냉동 카네이션 수입과 수요 감소 등으로 오히려 가격은 폭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꽃소매상들이 값싼 중국산을 국산으로 속여 폭리를 취하면서 사정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정부의 철저한 단속과 화훼농가에 대한 지원대책이 아쉽다는 것이 화훼농가들의 지적이다.

수도권인 경기도 광명과 고양 일산·성남, 인천 서구 등에는 대규모 화훼단지가 조성돼 있을 정도로 경기·인천지역이 화훼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도시가 밀집돼 있어 소비가 많고 수출이 용이한 장점도 한 몫 하고 있다. 그러나 수확 및 유통기인 봄에는 중국산 대량 유입으로 지금처럼 가격폭락, 재배기인 여름에는 이상 고온 피해로 수확 감소, 시설 난방철인 겨울에는 설해나 난방비 상승으로 매년 꽃 재배 원가가 20% 내외 증가하고 있다. 꽃재배 농민들의 주름이 깊어 갈 수 밖에 없는 최악의 환경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일부 소매상들이 중국산 카네이션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면서 가격파괴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꽃의 집산지인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최근 거래된 상품 카네이션 1단 경매가격은 지난해보다 20%가량 떨어진 4천원선이라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산 카네이션이 본격 수입되기 전인 2001년 1만5천원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할 때 3분의1 수준도 안되는 가격으로 화훼 농가들의 고통을 느낄 수 있다 하겠다.

카네이션은 '사랑과 존경'이라는 꽃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버이 날'과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집중돼 있는 5월이 성수기다. 이는 한철이 아닌 한달장사라는 말로 정부의 집중단속 등 시장의 유통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적어도 중국산의 국산 둔갑은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정부의 노력 만큼 농민들의 시름을 덜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 난방비지원과 기술지원 등 원가 절감대책을 마련한다면 지금처럼 폭락으로 인한 농민들의 걱정은 덜 수 있을 것이다. 농민들의 각고의 노력이 수반돼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