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진구청 자연학습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함에 따라 과천 서울대공원이 예방 차원에서 가금류 200여마리를 살처분한 가운데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도 보유중인 조류들의 AI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 때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여러 명의 환자가 신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AI 감염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들 의심환자는 말 그대로 AI에 감염됐을 때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단계일 뿐이다. 보건소측은 고열과 감기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1차 진료를 한뒤 혈청검사 등을 통해 감염 여부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AI는 주로 닭이나 오리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을 말한다. 주로 철새의 배설물이나 호흡기 분비물 등에 의해 전파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발생이 잦다.

문제는 철새들의 경우 AI에 감염돼도 저항성이 있어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에 AI가 전파되면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135종에 달하는 AI 혈청형 가운데 H7N7, H5N1, H9N2 등의 '고병원성'은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이 중에서도 2003년 겨울부터 아시아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H5N1인플루엔자의 경우 지난 1997년에도 홍콩에서 인체 감염을 일으켜 18명이 감염되고, 이 중에서 6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AI 바이러스가 사람들이 걸리는 독감바이러스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AI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양계업 종사자와 같이 닭·오리와 밀접한 접촉을 하는 사람들이고,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를 먹어서 감염된 사례는 없다. 또한 인간 대 인간을 통한 전염 케이스도 보고되지 않았다.

■ AI의 증상=AI에 감염되면 감기나 일반적인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렸을 때와 비슷하게 섭씨 38도 이상의 열이 나면서 기침과 인후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전 일주일 이내에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와 접촉하지 않았다면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어도 AI를 의심하기보다는 다른 질병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 AI 예방하려면=섭씨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AI바이러스는 죽기 때문에 닭이나 오리를 충분히 익혀 먹는다면 AI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 특히 AI바이러스는 사람에게는 잘 전파되지 않기 때문에 AI에 감염된 조류와 접촉하더라도 쉽게 감염되진 않는다. 하지만 AI에 감염된 가금류를 사육한 양계업자나 도살처분 종사자들은 AI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으므로 AI감염 위험이 높은 만큼 특별한 방역관리와 조치를 받아야 한다.

아무튼 닭이나 오리 사육장에 종사하는 사람은 작업할 때 반드시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목욕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 항상 사육장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자주 소독하며, 닭이나 오리가 이상 증상을 보이면 즉시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특히 AI는 조류의 분비물을 직접 만지는 경우에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최선의 예방책은 무엇보다 살아 있는 닭·오리 등 가금류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다. 손은 자주 씻는 게 좋다. 물론 흡연과 음주를 자제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영양이 풍부한 식사, 충분한 수면,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며, 특히 유행지역 방문 여행객은 인플루엔자 환자와의 접촉은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