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 원구성을 한달여 앞두고 상임위원장을 향한 한나라당·통합민주당 의원들의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한나라당의 경우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뀌며 전통적으로 핵심 상임위를 포함해 여당몫 위원장 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차기 지도부 성격이 사실상 '관리형'으로 굳어지자 3선 의원 대부분이 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에 너도나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위, 국토해양위, 행정안전위 등 몇몇 '노른자위' 상임위의 경우 원구성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복수의 의원들이 위원장 의사를 밝혀 벌써부터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방송과 신문 등 언론정책을 포함해 방송·통신 융합까지 관장, 인기가 높은 문화체육관광위의 경우 고흥길, 심재철, 정병국, 정진석 의원 등 4명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진석 의원의 경우 정보위원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선의 남경필 의원도 애초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자리에 욕심을 냈으나, 최근 보건복지가족위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해양위(구 건설교통위)의 경우 윤두환 의원과 17대에는 원외였던 송광호 장광근 조진형 당선자가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 행정안전위원장은 15, 16대 국회에서 행정자치위에서 줄곧 위력을 과시한 원유철 당선자가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다. 여기에 서병수 정갑윤 의원도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중이다.
지식경제위원회(구 산자위)의 경우는 이병석 의원이 욕심을 내는 가운데 원희룡 의원도 저울질 중이고, 최초의 여성 국회부의장을 노리는 4선의 김영선 의원도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지식경제위원장으로 방향 전환을 검토중.
반면 예산 전반을 관장하는 핵심 위원회인 예산결산특위원장에는 17대 국회 교육위원장을 지낸 4선의 황우여 의원이 의사를 내비치는 외에 아직까지 특별한 지원자가 없으며, 재경위 역시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단독 지원하고 있는 상황.
통일외교통상위와 국방위도 각각 박 진, 김학송 의원이 단수로 위원장을 희망하고 있고, 17대 교육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위가 합쳐지는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은 전재희 의원이 도전의사를 밝히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한나라당만큼 치열한 물밑경쟁은 벌어지고 있지 않다.
대부분 3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직을 맡은 경력이 있는데다 상임위원장 직을 거치지 않은 3선 이상들의 눈은 원내대표, 당 대표 경선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임위원장 직을 원하고 있는 3선 이상은 이낙연·유선호 의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8대 국회 원구성에 앞서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원내대표 경선에서 탈락한 3선 중진들의 상임위원장직 도전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는 김부겸 의원과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정장선 의원은 모두 3선인데다 상임위원장을 역임하지 않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전적으로 본인들의 판단에 달린 일"이라며 "다만 재선에게까지 기회가 주어질 경우 박기춘·최재성 의원 등 수도권 재선을 중심으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국회 상임위장 벌써 물밑경쟁
한나라당 3선 의원들 '노른자위' 선점 빠른행보
입력 2008-05-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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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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