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영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우리 아이는 환절기만 되면 감기를 달고 살아요." 요즘 소아과 외래를 찾는 많은 부모들의 걱정 어린 하소연이다.

철이 바뀔 때마다 열은 없으면서 1주일이 멀다하고 반복되는 기침과 가래, 콧물과 재채기, 호흡곤란 등으로 감기약을 줄줄이 달고 사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 과연 소위 말하는 '감기' 때문에 고생하는 걸까? 정확히 진단하자면 그런 아이들은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이 아니고 소아천식 환자일 소지가 크다.

소아천식은 만성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다. 소아 천식의 종류는 알레르기가 원인이면서 기도과민증이 동반된 경우와 자극에 의해 증상이 유발되는 기도과민증만 존재하는 경우 등 두 가지다. 후자의 경우 영유아기에 감기 바이러스에 자주 감염되어 기도가 손상되면서 천식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열감기가 자주 걸린다고 하여 모두 소아천식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성인 천식과 비교해 소아천식은 알레르기가 원인인 경우가 흔하다. 환자의 약 70~80%가 여기에 속하며 가장 흔한 소아 천식의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다.

그러나 봄철에 증상이 가장 심하고 비염과 결막염을 동반하는 환자는 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일 소지가 있으며, 이런 특징이 있는 소아 천식 환자는 알레르기 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또 소아 천식 환자들은 비특이적인 기도과민증을 동반하므로 찬바람, 담배 연기, 건조한 공기, 큰 일교차, 먼지 많은 환경, 5분 이상의 과격한 운동, 스트레스 등 자극에 의해 증상이 발생한다. 이런 자극에 의한 기침, 거친 숨소리,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반적인 바이러스성 감기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천식 환자도 악화 요인을 잘 알고 대처하면 환절기에도 편안하고 온전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인이 알레르기인 경우 집먼지 진드기 관리를 잘하고 건조한 환경을 개선하며 먼지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줄이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찬물이나 아이스크림 먹는 것을 자제하고 과로하지 말며 개인위생을 잘 지켜 바이러스성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호흡기 증상이 점차 자주 나타나면 소아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원인을 알아내 3~4개월 정도 천식 예방치료제를 복용하거나 흡입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의 환자들은 이러한 장기 치료의 부작용을 겁내 증상이 생길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기침약 등을 간헐적으로 복용하는데 그런 치료는 증상이 잦은 환자에게 도움이 안 되며 소아 천식을 만성화하는 원인이 된다. 또 소아 천식 환자는 학교에서 체육 시간이나 청소 시간에 증상이 악화되어 고통받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에는 약물요법으로 운동 유발성 천식을 예방하면 정상적인 체육 활동을 할 수 있고, 청소 시간에는 먼지내는 일 대신 걸레 빠는 일, 컵 닦는 일, 책상 닦는 일 등을 하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