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대학가가 치안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캠퍼스와 대학주변 원룸촌들에서 강·절도와 성폭력 등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대학들은 이미지 실추 등을 우려해 은폐에만 급급한 채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범죄발생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9일 오후 10시께 오산 H대 캠퍼스에서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교직원 차량 2대가 유리창이 깨지고 문짝이 찌그러져 있는 등 수십여곳이 파손된 채 발견됐다. 목격자 A씨는 "주차된 차량이 사고라도 난듯 만신창이가 돼 있어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사람의 범행으로 보여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이 학교 학생 B(22)씨를 붙잡아 "만취상태에서 저지른 것"이라는 진술을 받아냈으나, 총학생회측과 협의끝에 사법처리 의뢰없이 수리비용을 변상해주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또 같은달 9일 밤에는 이 학교 앞 원룸촌에 혼자 사는 C(23·여)씨 집에 괴한이 침입해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같은달 8일 0시30분께 수원 A대학 캠퍼스안에서 이 학교 여학생이 괴한의 습격을 받고 몸싸움을 벌이다 목 등을 다쳤으며, 다음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연구원 D(26·여)씨가 동일범으로 보이는 괴한에게 위협을 받았으나 저항끝에 위기를 모면했다. 이 대학은 이같은 잇따른 사건으로 '성폭력범 괴담'까지 나돌았다.

이와 관련 H대 학보사가 최근 학내와 주변 치안에 대해 재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가 학교주변 치안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답했고, 59%는 학내 치안도 불안하다고 했다. 반면 치안을 위한 학교 활동에 대해선 70%가 활동 여부조차 모른다고 하는 등 상시적 범죄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 대학 관계자는 "각종 범죄 발생으로 학생들에게 캠퍼스내 야간 활동에 대해 주의를 주는 한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가로등과 CCTV를 확충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교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대부분 내부 학생들이 관련된 사안이어서 형사처벌 등 문제를 확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