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월령(月齡)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출 중단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인천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일부 시민들은 미국과의 협상을 졸속으로 진행하거나, 여론을 호도하거나, 또는 촛불집회 참가자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경찰 수뇌부 등이 철저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이도훈(25·부평구 부개동)씨는 "안전성이 검증 안 된 쇠고기 수입 자체가 문제"라며 "미국이 이번 정부안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이를 인정할 수 없다. 전면적인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편과 함께 다섯 살 된 아들을 데리고 서울 촛불집회에 참여해 왔다는 주부 장모(36·계양구 이화동)씨는 "국민의 속마음을 읽지 못하는 정부 발표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그 동안 가까이서 보아온 촛불 든 사람들 대다수는 정부 대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장씨는 그러면서 "정부 관련자 모두가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앞으로 계속되는 촛불집회에 어김없이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이런 반응은 정부 발표 직후 나온 전국 시민단체와 네티즌들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평가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가 아무런 통제 없이 국민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시기만을 잠시 뒤로 미룬 것이며 국민 저항을 일시 모면하기 위한 기만책"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다소 부드러운 반응을 보인 시민도 있었다.
정옥수(50·여·부평구 부평동)씨는 "다른 나라에선 30개월 이상된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다던데 왜 우리나라만 그동안 (수입)한다고 고집 피워왔는지 모르겠다"며 "정 수입을 해야 한다면 안전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부위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민주당은 이날 부평구 부평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 쇠고기 재협상 촉구를 위한 장외투쟁 두 번째 일정을 가졌다.

이날 장외투쟁에는 손학규 당 대표, 원혜영 원내대표, 송영길·신학용 인천시당 공동위원장 등 고위 당직자와 150여명(경찰추산)의 당원, 주민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