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 옹진군 굴업도에서 최근 멸종위기 동·식물이 잇따라 발견, 지역 환경단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94년 핵 폐기장 건설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이 섬은 현재 CJ가 사들여 종합 리조트 사업인 '오션파크(Ocean Park)'를 추진중에 있다.

17일 인천녹색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5차례에 걸쳐 이 섬을 현지 답사한 결과,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한 먹구렁이와 매, 천연기념물 323호 황조롱이,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발견됐다. 이밖에 고사리 군락지와 입합나무 등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해 1월 발견된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는 매년 10월 굴업도에 찾아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황새는 정부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복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표적인 새다.

인천환경운동연합도 이런 녹색회의 현지 답사 결과를 토대로 이 섬에 대한 식생 조사를 펼치고 있다. 오는 27일과 28일에는 불교환경연대와 생태지평연구소 직원 등도 이 섬을 현지 답사할 계획이다.

환경단체들은 굴업도에 대한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CJ가 추진하고 있는 이 섬 개발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 회사가 지난해 인천시와 옹진군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상징적인 식생 분포와 희귀 동물서식지가 없다고 보고해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CJ가 사전 준비를 끝내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면 환경단체와의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녹색회 관계자는 "섬을 사들여 골프장을 만들고 리조트를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며 "굴업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식생 조사를 벌여 시민들을 상대로 섬 보존에 대한 여론을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