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 문화재 복원사업 추진과정에서 성곽 안쪽에 있는 학교들을 성밖으로 이전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그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수원시 화성사업소와 수원교육청에 따르면 시는 화성 안쪽에 있는 8개 초·중·고교(총면적 10만7천424㎡)를 성밖으로 이전하고 그 부지에 아직 복원하지 못한 행궁 건물 등 옛 화성 문화재를 복원하는 계획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대상 학교 중에는 112년 전통의 신풍초등학교를 비롯, 사학인 매향여중·매향여자정보고(이상 매향학원)와 삼일중·삼일공고·삼일상고(이상 삼일학원) 등이 포함돼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전 대상 학교 중 신풍초교는 1896년 한국학교령 제1호에 따라 '수원군 공립소학교'로 설립된 경기도내 최초의 근대학교로, 한국전쟁과 86년 화재로 인해 옛 건축양식은 남아 있지 않은데다 학생수가 매년 감소하면서 신입생이 올들어 1학급 35명에 머무는 등 전체 규모가 11학급으로 줄었다.

시는 우화관(于華館) 등 신풍초교 자리에 있던 화성행궁의 건축물들을 모두 복원할 경우 1795년 정조 화성행차 때 열렸던 모든 행사를 원래의 공간에서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1월과 6월 2차례 수원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신풍초교 이전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는 신풍초교를 인근 초등학교와 통합해 학생들을 분리 수용하고 2010년까지 행궁 복원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학생수용계획을 짤 수 있게 학구내 가구수 변동추이와 관련된 자료를 달라고 시에 요청한 상태로 아직 협의가 진척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시는 또 5개 사립학교 가운데 중학교 1개교만 존치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지만 4개교가 이전하더라도 보상받을 땅값(508억원 추산)을 제외하고 650억원 이상의 이전비가 필요해 사업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는 사업비와 새 부지를 마련해야 하는 사립학교의 사정을 고려해 당장 이전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화성 복원·정비사업 마무리단계인 2017~2020년께 학교 이전 및 문화재 복원사업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