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와 분당선 연장사업 등 경기도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공사현장 주변 도로들이 운전자 안전에는 아랑곳없이 땜질식 노면처리와 예고없는 차선변경 등 공사 편의에 따른 임시 처방만 되풀이되며 '공포의 구간'으로 방치되고 있다.

이들 공사는 완공때까지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5년여를 남긴 중장기 공사들이어서,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운전자들은 공사기간 내내 '알아서' 조심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경부고속도로 판교 IC에서 분당 서현역 방면으로 연결되는 서현로. 판교 신도시 현장을 관통하는 이 도로는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와 만나는 지점부터 분당쪽으로 2㎞ 가량이 면허시험 코스를 방불케하는 S자 형태가 연속되고 있다. 도로 시공 주체인 주택공사측은 6월초 판교신도시내 구간에 우회도로를 냈다가 심각한 교통체증을 빚자 일주일만에 기존 서현로를 재개통했다.

그러나 당초 직선이던 도로가 사업 현장으로 인해 심한 곡선으로 바뀐데다 제대로 지워지지 않은 기존 차선이 신설된 차선과 겹치면서 혼란을 야기,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주공측은 "불편한 구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올해 말까지 신도시 내 계획도로가 완공되면 이같은 위험상황은 모두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수원간 분당선 연장사업이 진행되는 수원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원 권선동성당 앞에서 영통방면으로 이어지는 세계로 구간은 불과 50여m 간격을 두고 4차로→ 3차로→ 2차로→ 4차로로 차선이 바뀌는 기형적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직진차로가 갑자기 좌회전 차로로 연결되거나 아예 차선이 없어지기도 해, 급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차량들로 사고위험이 상존하는 실정이다.

영통지구를 관통하는 영통로 역시 급조된 노면으로 차로간 높낮이가 심해 통행 차량이 기울어진 채 운행하는가 하면 누더기처럼 설치된 복공판 등으로 노면이 갑자기 높아지거나 꺼지면서 차에 충격이 가해지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수원남부경찰서 관내 전철공사 구간에서는 6월 한달동안에만 15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운전자 박모(34)씨는 "장기간의 공사라 어느 정도의 불편은 어쩔 수 없다지만, 최소한 차선이라도 분명하게 그려줘야 할 것 아니냐"며 "도로가 공사현장에 맞춘 것인지 차량통행을 위한 것인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차선을 변경할 때마다 경찰측과 협의를 벌이는 등 운전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