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인천시의회 후반기(2기) 원구성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의장단 선거와 상임위원회 배정에서 드러난 계파 간 갈등이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시의회는 최근 의장단을 뽑고 상임위원회를 배정한 데 이어 7일 각 상임위원장과 의회운영위원장을 선출했다. 후반기 시의회 구성을 보면 고진섭 의장을 중심으로 한 주류파가 의장단을 싹쓸이하고, 강창규·신영은 의원을 지지한 비주류파가 상임위원장을 휩쓸었다.

상임위원장은 내정자가 없는 상태에서 표대결로 가려졌다. 긍정적으로 보면 의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해 준 것이고, 부정적으로 보면 계파간 갈등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초선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윤지상 기획행정위원장, 김용근 문교사회위원장, 문희출 건설교통위원장 등 3명이 서구 의원이다. A의원은 "서구 출신 위원장이 3명이 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의원들이 선출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B의원은 "의원들이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투표한 것 같다"고 했다.

계파 간 갈등이 후반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구성이 끝났기 때문에 계파간 갈등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여러 계파가 생기고 서로 갈등을 빚은 이유를 '자리싸움'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이번이나 다음 회기 때 관련 조례를 개정해 건설교통위원회와 산업위원회 위원 수를 각각 8명에서 9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의장단은 인천에 개발사업이 많기 때문에 건교위와 산업위 위원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지방의회도 상임위 위원 수를 짝수로 구성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상철 의회운영위원장은 "(상임위 위원 수 조정은) 의원들과의 약속이고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며 "(상임위 배정) 전부터 검토를 했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회기가 아니더라도 상임위 수를 조정해야 6대에도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고 했다.

시의회의 이런 계획은 우려를 낳고 있다. 개발사업이 많다고 해서 다른 분야의 행정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상임위원 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어도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의회는 지난 4일 오후 10시께 일부 의원들이 상임위 배정에 거세게 항의하자 이 같은 계획을 내놓았다. 만일 의장단이 이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면 이날 상임위 배정은 마무리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일부 의원들을 달래기 위한 계획이라는 얘기가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의원 입장에서는 건설이나 산업이 중요할지 모르나 시민들은 모든 분야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개별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상임위원 수를 조정한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후반기 의회 운영은 전반기보다 힘들다.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없는 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

의원간 화합을 위해선 의장단과 특히 각 상임위원장의 역할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질적인 의정활동을 이끌어 나가는 주체는 상임위원장. 이들이 상임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파행을 겪을지, 순조롭게 진행될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은 7일 논평을 내어 "이번 추태는 시의회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성숙한 의정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