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을 대상으로 고강도 에너지 절약대책이 시행되면서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華城)의 야경을 연출하는 경관조명 운영문제를 놓고 수원시가 진퇴양난이다.

화성사업소는 지난 2005년부터 화성 4대문과 목조 문화재, 성벽 등에 2천800여개의 조명을 설치해 일몰 때(여름 오후 8시 전후, 겨울 오후 6시30분 전후)부터 새벽 1시까지 가동하고 있다. 당초 화성사업소는 에너지 절감대책으로 오는 25일부터 4대문과 서장대 등 주요시설 8곳을 제외한 경관조명 가동시간을 자정까지로 한 시간 단축할 예정이었지만 도가 15일부터 고강도 에너지 절약대책을 시행하자 경관조명 운영을 재검토하게 됐다. 유형문화재 및 사적의 경우 조명 중단여부를 담당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지만, 문화재만 절대적 예외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화성사업소는 경관조명을 전면 가동할 경우 월 600만~7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한 시간 단축하면 월 87만원, 격등제로 운영하면 월 100만원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 가동시간을 한 시간 단축하고 두 개에 한 개꼴로 작동시키는 격등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경관조명이 축소되면 성곽에 음영이 생겨 예전같은 야경을 보여줄 수 없을 뿐 아니라 성곽 주변 방범에도 구멍이 뚫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시 관계자는 "격등제로 변경할 경우 예산을 절감할 수 있지만 관광객 감소 우려가 있고, 일부 조명은 보안등, 가로등 기능도 하고 있어 민원 발생 우려도 있다"며 "격등제를 시행해 본 뒤 조명시간 단축 등으로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