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9일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간 회동에 대해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만나는 것이며, 다르게 확대해석할 이유가 없다"며 현 정국의 흐름과 관련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역으로 말하면 두사람간 회동이 '4.13 총선'의 결과인 여소야대 양당구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류에는 정치9단인 두사람이 총선 후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힘이 현재보다 더 강해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양김(兩金)이 만나는 것 자체가 3김시대 청산의 핵심에 놓여있는 이 총재에 대한 견제의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집권 후반기 정국을 주도하려는 김 대통령이나, 총선에서 타격을 입은 정치적 영향력을 되살리려는 김 전 대통령 모두에게 이 총재쪽으로 급속히 관심이 쏠리는 현재의 정국구도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한나라당이 이날 모처럼 이뤄진 양김회동에 대해 '회동을 지켜본 후' 대응키로 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도 두 사람간 회동이 현 정국구도와 맞물릴때 나올수 있는 이러한 복잡한 계산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전날 하순봉(河舜鳳) 사무총장 등 핵심당직자들이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가 제안한 '국가원로자문회의' 활성화 주장에 대해 "시대착오적이고 또 하나의 권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한목소리로 제동을 건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