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폐지된 이후 제조업체들이 기존제품에 겉모양을 바꾸거나 단순기능을 첨가한 신모델을 출시하는 방법으로 특소세 폐지전 가격대를 그대로 유지, 소비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7일 경기·인천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특소세 폐지 이후 삼성전자, 대우, LG전자 등 가전 3사는 특소세 대상인 기존 제품의 생산을 중단한 채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가전사들이 내놓은 이들 신제품은 기존 모델의 겉모양을 조금씩 바꾸거나 일반 소비자들이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 기능을 첨가시킨 것들로 특소세 폐지 이전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유통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특소세가 폐지될 때까지 가전제품 구입을 미뤄왔던 소비자들이 사실상 가격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자 항의를 하는데다 기존 제품이 떨어진 일부 품목은 올해 신제품 출시 때까지 품절현상까지 빚고 있어 판매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분당 A할인점의 한 판매직원은 “삼성전자에서 새로 출시한 29인치 TV는 이전 모델에 비해 아랫부분의 디자인을 변경한 것 외에는 기능 등이 거의 똑같다”며 “하지만 이 제품 가격은 47만8천원으로 구모델의 특소세 폐지전 가격 46만6천~49만원과 거의 같다”고 밝혔다.
B백화점 관계자도 “이전에 39만7천원에 판매해오던 대우전자 25인치 TV는 단품됐고 후속모델로 최근 새로 나온 제품은 절전기능 등 단순기능만 첨가해 39만1천원에 판매, 특소세 폐지전 가격과 6천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A할인점에 TV를 사러 온 주부 김성은씨(27·분당 양지마을 금호아파트)는 “특소세가 폐지되면 TV를 5만~10만원 가량 싸게 살 수 있다기에 나왔으나 신제품 가격이 특소세 폐지 이전과 비슷해 사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閔錫基기자·msg@kyeongin.com
가전제품 회사들 얌체상혼 비난
입력 2000-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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