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 화재로 6명이 숨진 용인 T고시텔은겨우 방 2곳이 불에 탔지만 벌집 형태의 밀폐구조여서 대피로를 미처 확보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컸다는 지적이다.
불이 난 T고시텔은 10층 건물의 9층 전체 면적 559.9㎡에 만들어졌다.
정사각형 구조의 가장자리를 돌며 복도가 나 있고, 중간에 6-7개의 복도가 가로지르며 6.6㎡(2평)가 채 안 되는 68개의 방으로 나눈 모양이다.
발화장소로 추정되는 6호실과 8호실은 T고시텔의 중간 지점이며, 사망자들은 6호실과 10m 정도 떨어진 고시텔 안쪽 복도와 방안에서 대부분 질식사했다.
6호실은 1인용 침대와 책상, 옷가지가 모두 탔고 석고보도 재질에 벽지를 붙인 벽면과 천장도 소실됐다. 8호실은 침대 일부만 불에 타 피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6호실은 목재 재질의 문이 개방된 채 문도 모두 탄 상태였지만 바로 옆 7호실과다른 방들은 전혀 불이 옮아 붙지 않았다. 6호실 바깥 복도와 천장만 연기에 그을렸을 정도였다.
빈방이었던 6호실에서 뿜어져 나온 유독가스만으로 순식간에 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한 셈이다.
119구조대는 신고접수 직후 출동해 사다리차가 아닌 고시원 건물의 엘리베이터 2대로 신속히 인명구조에 나섰지만 밀폐공간에 수분만에 번진 유독가스로 인명피해를 막지 못한 것이다.
현장을 둘러 본 119구조대 관계자는 "복도의 폭이 1m를 조금 넘을 정도로 좁고미로형으로 돼 있는데다 새벽 시간대라 사상자들이 당황하며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상벨소리가 나며 잠에서 깬 투숙객들이 패닉상태에 빠져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복도에 난 창문들은 가로 50㎝, 세로 30㎝ 정도였는데 에어컨 가동으로 창문들이 닫혀 있어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근 편의점 종업원 고모(25)씨는 "9층 고시텔에서 흰 연기가 조금 나왔을 정도였는데 사망자가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용인 고시원 벌집구조가 화 키워
입력 2008-07-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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