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호들만의 유희장으로 한때 이름을 날렸던 수원 아리랑호텔, 과천 최초의 종합병원 등 한 도시의 명물로 불렸던 대형 건물들이 10년 넘게 빈 건물로 방치되거나 공사가 중단되면서 도심속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장기간의 경기 침체와 지난 97년 IMF(국제통회기금)이후 건축주의 자금난 또는 시공사의 부도 등으로 건물이 버려진 채 방치되면서 도시의 '명물'이 이제는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다.

수원의 관문인 수원역 앞에 위치, 90년초 부유층의 유희장으로 유명했던 아리랑 호텔.

당시 서민들은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곳이었지만 이 호텔은 지난 98년 업주가 부도가 난 이후 지금까지 빈 건물로 방치돼 있다.

더욱이 지난 2006년 방치된 건물 내부에서 청소년의 불장난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아직까지 건물 외벽 전체가 그을음으로 덮여 있는데다 건물 곳곳의 유리창이 깨져 있어 인근 주민들은 유령 건물로 부르고 있다. 호텔은 성남에 사는 장모씨가 지난 99년 법원 경매로 낙찰받았으나, 채권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현재까지 소송이 진행중이다.

또 11년째 공사가 중단된채 방치된 과천시 갈현동 우정병원. 지난 91년 건축허가 당시 과천 최초의 종합병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건물은 골조만 올라 간채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지하 5층 지상 12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었던 병원은 지난 97년 8월 시공사인 세모건설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됐다.

시는 "우정병원이 도시미관을 저해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현 소유주인 S사에 수차례 공사 재개를 요청했지만 S사는 자금 사정과 용도 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 재개를 하지 않고 있다.

안양역앞 중심상가내 초대형 백화점으로 '안양 명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지난 98년 공사가 완료된 현대코아 건물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빈 건물로 남아 있다.

지하 8층 지상 12층에 연면적 3만8천㎡규모로 외부 공사는 마무리됐지만 내부공사가 끝나지 않은채 IMF로 시공사가 부도나면서 지금까지 안양시의 흉물로 남아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방치된 건물 인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 소유주에게 건물 철거 또는 공사 재개를 요청하지만 대부분 소송중인 건물로 해결책이 없어 답답할 따름"이라며 "도심 미관 개선을 위한 예치금을 받는 제도를 2006년부터 시행중이지만 법 시행 이전에 중단된 건축물은 어쩔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