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호기(好機)다. 개인 소신은 잠시 묻어두고 10년 묵은 경기 지역의 한(恨)을 털어내자." "아니다. 도민을 위해 소신껏 일하다 보면 명예는 자연히 따라온다." <관련기사 3면> '전국 시·도 의장 협의회' 제 15대 회장직에 출마할 뜻을 밝힌 진종설 경기도의회 의장이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회장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은 상황이지만 최근 정부의 '수도권 규제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소신 선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역풍'을 맞을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진 의장은 29일 "경기도의회 의장직에 출마할 당시 내놓았던 공약에 따라 15대 전국 시·도 의장 협의회 회장 후보로 나설 예정"이라며 "협의회 회장은 시·도 의장의 의견을 국회나 정부에 건의·반영하는 등 많은 권한이 있는 만큼 경기 의장이 회장으로 당선된다면 도의 위상을 세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도의회 안팎에서도 "서울 의장이 공석인 만큼 이번 만큼은 당선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정부의 수도권 규제 정책과 관련해 강력한 어조로 정부를 비판하고 있고 진 의장 역시 적극적으로 주도하면서 '경기도 왕따론'이 제기되는 점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한편 전국 16개 시·도의회 의장들의 협의 기구인 의장협의회는 1991년 '임의 기관'으로 창립된 뒤 18년 동안 모두 14명의 협의회 회장을 배출(연임 포함, 직무대리 제외)했다.

이 가운데 홍성호 전 경기의장(4대 회장)과 이종수 전 충남의장(6대 회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12명이 모두 서울 의장일 정도로 '협의회장=서울 의장'이라는 공식이 성립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