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0일 인천지하철 1호선 귤현 차량기지에서 출발한 써비(인천지하철 차량 별칭)가 동막역 방향으로 시운행을 하고 있다. 내년 7월 송도 연장선의 개통을 대비해 도시철도본부가 새로 들여온 전동차는 열·연기감지장치, 워터미스트 등 각종 첨단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다. /윤상순기자·youn@kyeongin.com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낮 12시. 인천지하철 1호선(귤현~동막역)에는 승객을 태우지 않은 전동차가 운행된다.

이 전동차는 1호선 동막역에서 송도국제도시까지 6.5㎞구간을 잇는 '송도연장선'의 내년 7월 개통을 앞두고 도시철도건설본부(이하 본부)가 새로 들여온 것이다. 1편성(8량)당 가격은 82억원이다. 현재 1호선에서 운행되는 전동차보다 약 2배 가량 비싼 수준이다. 그만큼 차량 기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지난 30일 오전 9시 58분 귤현 차량기지에서 1132번 써비(SSERBY·인천지하철 차량 별칭)가 동막역 방향으로 시운전을 시작했다. 써비는 각 역에서 4분 간격으로 배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운행속도와 제동거리 등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동차 출발과 함께 객차에 있는 시설 담당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전동차 자동운행시스템(ATO·Automatic Train Operation)을 담당하는 삼성SDS의 황상덕 주임은 매 역마다 전동차가 멈추는 위치를 체크했다. 지하철공사 한문희 안전관리팀 차장은 객실 내부에 설치된 시설을 꼼꼼히 점검했다. 써비에는 객실마다 CCTV 2대가 설치돼 있다. 기관사는 운전실에서 실시간으로 객실 상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전동차 각 칸마다 열·연기 감지장치가 3개씩 부착돼 있다. 불이 났을 때는 워터 미스트(water mist·미세 물분무) 노즐에서 미세 물방울 입자가 퍼져나간다. 스프링클러보다 한 단계 진화된 화재진압 설비다. 감지설비와 진압설비가 동시에 갖춰진 전동차는 국내에서 써비가 첫 사례다. 이밖에 써비는 LCD 모니터, 객실탈출장치(창문파괴)가 설치돼 있다. 한 차장은 "안전성만 두고 보면 써비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말했다.

본부는 지난 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주)로템 창원기지에서 전동차 8편성을 들여왔다. 8월 말에는 1편성이 추가로 들어온다. 송도연장선이 개통되면 새로 도입된 써비 9편성을 포함해 모두 34편성의 차량이 1호선을 운행한다. 귤현~동막 구간에서 왕복 시운전을 마치기까지 약 2시간이 걸렸다. 시운전에 동승하는 본부, 지하철공사, (주)로템, 삼성SDS 관계자들은 혹시 있을 '돌발상황'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본부 허정욱 차량팀 주임은 "시민들이 최신형 써비를 타고 내년 8월에 열리는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장을 찾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