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정부가 핵폐기장을 만들려다 실패한 인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에서 국내 대기업이 '오션파크(Ocean Park) 관광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굴업도는 인천 육지에서 남서 방향으로 90㎞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다.

CJ그룹 자회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주)는 이번 사업을 위해 최근 2년 동안 굴업도 전체 면적(172만6천912㎡)의 98%를 사들였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곳에 골프장(18홀), 관광호텔, 콘도미니엄, 워터파크, 마리나(요트 정박지) 등을 만들어 종합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사업자가 섬을 통째로 사들여 마리나 리조트로 개발한 사례가 없다.

인천 섬이 해양레저 관광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개발흔적'이 없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 '눈독'을 들이는 이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개발 이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해양리조트건설업체인 (주)동방마린리조트는 지난 6월30일 옹진군청에서 자월면 선갑도(407만7천㎡) 개발 사업제안 설명회를 열었다. 선갑도 역시 지난 2000년 핵폐기장 후보지로 거론된 곳으로 굴업도와 15㎞ 떨어진 곳에 있는 무인도다. 동방마린리조트는 이미 섬 전체를 247억원에 매입한 상태다. 인천 도시개발공사는 2년 전 옹진군으로부터 측도 일부(약12만㎡)를 80억원에 샀다. 도개공은 이 섬에 레저관광시설, 연수원 건립 등을 검토 중이다. 인천 육지에서 가까운 섬으로는 동구 작약도, 강화도 등에서 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개발 찬성론자들은 인천 섬이 해양레저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는 지리적 요건을 갖췄다고 본다. 우선 수도권에서 1~2시간 내에 닿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세수가 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반대론자들은 환경파괴와 난개발을 걱정한다. 굴업도와 선갑도는 '천혜의 보고'다. 이들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섬 개발'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사계절 변화가 뚜렷하고 조석간만의 차가 큰 특성 때문에 해양레저 수요가 예상만큼 높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섬 개발 붐이 시작되기 전에 자치단체가 종합계획을 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영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개발팀장은 "섬은 그 특성에 맞게 유형화 해 소수만 개발해야 한다"며 "인천시가 섬 개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섬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