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한 지 채 1년도 안된 벤처기업에 무슨 재무제표가 있습니까?”

성균관대 창업보육센터에 있는 A사는 최근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자금'을 신청하려 했으나 제출서류 항목에 '재무제표'가 있어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들어 이같은 이유로 '신생 벤처기업'이 기술혁신개발자금 신청을 포기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97년부터 자체적으로 기술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기술개발비의 75%이내인 자금을 무담보, 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특히 기술혁신개발자금을 지원받은 업체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판매 및 수출을 증대시키는 등 성과를 보임에 따라 자금 규모를 98년 320억원에서 99년 400억, 올해 600억으로 매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자금 신청할 때 제출서류 항목에 재무제표를 제출토록 해 기술개발이 '생명'인 신생 벤처기업들의 참여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채점 기준표에도 매출액 대비 전년도 수출비중을 비롯 매출액 영업이익률,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재무재표상에 나타나는 항목이 전체 100점 가운데 15점을 차지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기술개발에 나서는 벤처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술혁신개발사업자금의 경우 재무제표를 내도록 되어 있어 신생 벤처기업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기중기청 기술지원과 이서구 과장은 “신생 벤처기업의 경우 재무제표를 반드시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데 업체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閔錫基기자·ms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