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진안동에서 서울로 통학하는 대학원생 오모(28)씨는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지난 5월 1년동안 타고 다니던 승용차를 처분한뒤 동탄에서 서울 강남행 광역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배차간격이 지켜지지 않기 일쑤여서 수업시간에 지각하는 사례가 잦아지자 오씨는 "한달 기름값이 몇십만원이 들더라도 다시 운전대를 잡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정부와 각 지자체들이 제각각 대중교통 활성화를 내세우며 이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버스 노선 운영과 환승체계 등 시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용인과 화성, 광주 등 도·농 복합도시의 경우 외곽지역 주민들에게 대중교통은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안 오는 버스, 속 타는 승객

광주시의 경우 곤지암과 서울을 오가는 500-1번과 500-2번이 승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여름방학으로 대학생들의 버스 이용이 끊기면서 배차간격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파행운행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 홈페이지에는 하루 1~2건꼴로 버스회사를 성토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용인시도 버스 노선 및 배차간격과 관련한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용인시 조사 결과 시내버스가 하루 4회 미만 운행하는 노선만 16개, 버스가 아예 안 다니는 곳도 25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 관계자는 "서울발 버스는 서울시 협의를 받아야 하는데다 최근 수도권통합요금제 시행 후 10% 이상 증차에 대해서도 제약을 받고 있어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공영버스 운영에 국비 34억원

경기도와 각 지자체들도 묘안 짜내기에 바쁘지만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공영제 등으로 수익감소분을 지자체가 보전해주는 타 광역시·도와는 사정이 달라 도내 버스 회사들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는 이천시 등 지역 9개 시·군 버스회사에 대중교통 취약지역 운행명령을 내리는 대신 분권교부세로 손실을 보전해 주는 한편 여주·파주시 등 16개 시·군에는 일부 국비로 공영버스를 투입하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수준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특히 한해 공영버스 투입으로 17억여원의 결손금이 발생하는 화성시의 경우 국비지원은 2억8천여만원에 그쳐, 나머지 15억1천여만원은 모두 시비로 채워야 했다. 지난해 버스회사 손실보전을 위한 도내 분권교부세 규모도 3억1천100만원, 공영버스 예산도 34억원에 불과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지난해 무려 57개 노선을 신설했지만 1억6천만원 사업비를 모두 시비로 채웠다"면서 "지자체 스스로가 대중교통문제를 풀어나가야 해 벅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