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오는 25일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시는 "조직개편에 관한 내용이 담긴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25일 공포할 예정이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은 행정안전부의 '5·1 지방정부 조직개편 지침'에 따른 것으로, 시는 조직 슬림화와 효율적인 조직 운영에 중점을 뒀다. 한시조직을 폐지하면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역점 시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짜여졌다.

■ 9개 팀 신설, 32개 부서 명칭 변경=시는 다수민원조정관실과 균형발전담당관실을 폐지하고, 기획관리실 안에 민원재정담당관실을 만든다. 민원재정담당관실은 '다수민원 예방·조정 업무' '민자 유치 업무' '공기업 운영·지도감독 업무' 등을 맡게 된다. 인천 서북부지역 토지구획정리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검단개발사업소도 폐지된다. 토지구획정리사업 업무는 종합건설본부에 생기는 지역개발부가 담당하게 된다.

시는 국제협력관실에 국제회의에 관한 업무를, 자치행정과에 안보정책자문관 지원 업무를 각각 신설한다. 인천은 '2009 아·태도시정상회의' 등 국제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 또 도시개발을 위해 군부대 이전과 철책 제거 등 군과 협의할 사안이 많다.

시는 법무담당관실에 '사법지원팀' 등을 신설하되 정보·통계 업무를 정보화담당관실로 이관한다. 시는 본청과 군·구에 총 351명의 특별사법경찰을 두고 있다. 이들이 맡고 있는 업무는 환경오염 단속, 식품위생 지도, 운행제한 위반 차량 단속 등이다. 이번에 신설되는 '사법지원팀'은 이들을 관리하는 부서다. 인천지검은 1급이나 2급 상당의 검사를 본청으로 파견해 특별사법경찰을 지휘할 계획이다.

시는 항만공항물류과에 지역항공사(인천-타이거항공) 설립에 관한 업무를 신설하고, 에너지정책과에 기후변화 관련 업무를 만든다. 또 정책기획관실에 '도시축전지원팀'을 만들고, 경제고용과에 '취업지원팀'을 둔다. 도시재생2과에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사업을 담당하는 팀이 생긴다.

부서의 명칭도 바뀐다. ▲경제정책과→경제고용과 ▲농정과→농식품유통과 ▲대중교통과→버스정책과 ▲건설기획과→건설심사과 ▲버스개선기획단→교통개선기획단 ▲환경보전과→환경정책과 ▲공단환경관리과→대기보전과 ▲폐기물자원과→자원순환과 ▲수산과→해양수산과 ▲소방방재본부→소방안전본부 ▲대응관리과→현장대응과 등으로 변경된다.

■ 역점 시책 행정력 강화=이번 조직개편은 주요 시책인 '일자리 창출' '대기 질 개선' '버스준공영제 시행' '대형건설사업 설계경제성 검토' '국제행사 개최' 등에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최근 인천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일자리 100만개 창출을 위한 인천의 전략과 방안'을 보고했다. 안상수 시장은 민선4기 출범 당시 2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인천형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청년인턴십 프로그램' '노인·여성 일자리 창출사업' '공공인력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취업정보 제공을 강화하기 위해 (주)커리어넷과 업무협약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그동안 인천은 서울 직장인의 베드타운으로 평가됐다. 인천이라는 도시가 자족기능을 갖추기 위해선 일자리 창출이 급선무다. 일자리 창출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는 올 연말 '인천-타이거항공' 취항과 내년 1월 버스준공영제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타이거항공'은 영종공항도시(영종도)를 항공물류도시로 만들고, 동북아 저비용항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업이다.

시가 추진 중인 버스준공영제는 지선버스와 수입금공동관리방식을 배제하고 노선개편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업체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방안이다. 신속성·편의성 확보 등 서비스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대형건설사업 설계경제성(Value Engineering)' 검토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VE는 공사 착수 전에 설계의 경제성 등을 검토한 뒤 대안을 제시하는 제도로, 시설물 기능 향상과 사업비 절감 등의 효과가 크다. 시는 '푸른송도배수지 시설사업' 등 5개 사업의 설계경제성을 검토해 100억원 이상을 절감했다.

시는 내년 8월7일부터 80일간 송도국제도시 등에서 인천세계도시축전을 연다. 또 이 기간에는 세계 각국의 도시정상과 기업 CEO 등이 참가하는 '2009 아·태도시정상회의'가 개최된다. 2005년 중국 충칭에서 열린 아·태도시정상회의에는 130여개 도시의 정상이 참가했다.

■ 공간 확보 필요=시는 오는 25일 조직개편 단행이 예정됨에 따라 사무실 재배치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시 본청은 사무실과 회의공간이 부족한 상태. 때문에 3개과는 시의회 상임위원회동에서 근무하고 있다.

시 내부에서는 민원실 건물을 증축하거나 시청사 별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기획관리실은 별관 신축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비를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회계과 관계자는 "기존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그래도 공간이 부족하면) 별관 신축을 검토할 수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