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드로스트 부행장은 27일 "현대와 관련한 유동성위기 루머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드로스트 부행장은 이날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계열의 금융기관 차입금은 99년말 37조5천억원으로 98년말에 비해 11조3천억원이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5조2천억원으로 15.7%에 불과, 유동성 위기가 일어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드로스트 부행장은 또 외화차입금도 지난해말 현재 124억 달러로 98년말에 비해 13억 달러가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해외 금융기관에서 빌린 만기 1년 이내의 단기부채는 12억8천200만 달러에 불과해 해외 금융기관들이 일시에 부채상환을 요구하더라도 현대에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드로스트 부행장은 현대계열의 원화 및 외화차입금 구조는 장기 안정적이며 차입금 규모 역시 감소추세에 있어 현대계열의 유동성 문제는 전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드로스트 부행장은 이어 현대의 부채는 대우의 42.5%에 불과하고 현대계열사들은 관련 산업에서 리더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대우와 현대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드로스트 부행장은 "홍콩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자금악화 소문이 나돌고 있으나 이는 심리적 요인이 매우 크다고 본다"면서 "객관적인 수치를 파악하고 분석해 볼 때 소문은 소문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지난해 5조6천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둬 차입금이 수익의 6.7배였으나 올해는 큰 폭의 이익 증가로 감가상각분까지 고려하면 영업수익은 9조~10조로 차입금이 4배에 불과하다고 그는 말했다.

드로스트 부행장은 이어 현대그룹의 회사채 차환발행이 제대로 안된다는 소문과 관련, "부채의 만기구조를 볼 때 2~3개 금융기관이 차환을 해주지 않더라도 현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드로스트 부행장은 이어 "한투와 대투 등 두 투신사에 자금이 투입된다면 현대투신에도 정부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