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일부 버스회사들이 특정 병원을 '권장병원'으로 지정해 놓고 소속 버스의 사고로 부상당한 환자들을 거리에 상관없이 이 병원으로 이송, 환자들의 반발을 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버스회사들이 연말 관련기관에서 실시하는 안전진단에서 사고율이 높은 회사로 낙인 찍혀 각종 지원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고 있어, 해당 병원에서 발급하는 진단서에도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A(71)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10시30분께 의왕시 월암동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도로변에 신호대기를 하던중 우회전하던 S운수 소속 시내버스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당시 안경이 깨지면서 얼굴이 찢어져 피투성이가 됐지만, 사고 운전기사는 A씨를 자신의 버스에 태워 차고지인 부곡까지 간뒤 다시 개인 차량을 이용해 회사 권장병원인 군포 K정형외과로 이송했다. A씨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사고발생후 1시간여가 지난 뒤였다.

A씨의 아들은 "어떻게 피투성이가 된 노인을 1시간 동안이나 데리고 돌아다닐 수 있느냐"며 "병원도 처음엔 2주 진단을 내주려다 항의하자 3주로 바꿔 주는 등 버스회사 편에만 서려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지난 5월 군포시 산본동에서 차를 몰고가다 B운수 소속 시내버스와 충돌, 다리를 다친 C(45·여)씨는 119를 부르려다 버스운전자가 "자신이 아는 병원으로 가자"고 애원하는 바람에 40여분이나 떨어진 안양 D정형외과로 이송돼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이 병원 역시 B운수의 권장병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버스회사 관계자는 "교통안전공단측이 각 버스회사의 사고율을 진단, 전치 3주 이상이면 0.7점, 전치 2주면 0.2점, 사망 1점 등 차등 벌점을 부과해 연말 평균 3점이 넘을 경우 각종 인센티브에서 불이익을 준다"며 "권장병원은 안정적으로 환자를 공급받는 대신, 진단발급시 버스회사측 입장을 반영해준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권장병원 지정 등의 문제가 있는지 확인한 후 잘못이 있다면 시정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