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5일 오후 수원 이목동의 한 식당에서 지역 국회의원 및 한나라당 경기도당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수도권 규제완화를 두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상득(포항시 남구 울릉군) 국회의원이 총선 이후 처음으로 수원을 전격 방문, "이명박 대통령이 경기도의 규제완화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해 사태 해결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경기도당은 25일 이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당직자 모임을 갖고 최근 경기지역의 수도권 규제완화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1시간30분가량 수원의 갈빗집에서 진행된 오찬에서 원유철 경기도당 위원장과 박보환(화성을) 의원, 진종설 경기도의회 의장 등 50여명의 도당 당직자들은 한결같이 수도권 규제로 인한 도내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호소한 뒤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해 힘써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했기 때문에 수도권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으니 잘 해결되지 않겠냐"고 답변했다.

간담회장을 떠나다 기자들과 만난 이 의원은 "총선과정은 물론 총선이 끝난 후에도 경기도를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당직자들과 식사했을 뿐"이라며 "수도권 정책에 대한 건의들이 물밀 듯 쏟아졌지만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수원 방문은 지난 22일 전국시도의회의장단협의회 행사에서 대전, 충남·북, 강원도의회 등 일부 비수도권 의장들이 '김문수 지사의 지역균형발전정책 역행 발언'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에 이어 협의회장에 경북도의장이 선출된 배후에 이 의원이 일정 역할(?)을 했다는 반발을 달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이 간담회를 마친 뒤 화성 용주사로 이동, 정호 주지스님과 만나 환담을 나눈 것을 두고 최근 현 정부의 종교편향성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불교계를 다독거리기 위한 행보로 분석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