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고물가로 인해 식당 폐업이 늘어나면서 영세 식당들간 살아남기 위한 영역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대형 오피스텔과 사무실건물 관리책임자들이 건물 내 식당들의 반발로 인해 외부음식 반입을 중단시키면서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배달이 이뤄지고 건물 밖 인근 음식점들과 사소한 마찰까지 벌어지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A(45)씨는 "올 들어 배달주문이 지난해보다 30%는 줄었다"며 "점심시간 배달주문이 많았던 오피스텔과 사무실 빌딩은 건물 내로 음식반입이 힘들어지면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인근 B피자가게 종업원 김모(21)씨도 "배달을 왔다고 하면 건물 밖에서 처리하라고 하는 경비원들이 많아 고객에게 양해를 구한 뒤 1층 로비에 맡겨두거나 접선을 하듯 음식물을 전달한다"며 "이 때문에 배달원과 경비원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고 말했다.
C분식점은 4인분 이상이거나 음식값이 2만원 이상인 주문만 배달하고 소액 배달주문은 손님이 별도의 주차요금을 추가로 지불해 줄 때만 배달해 주고 있다.
이 식당 주인은 "배달을 꼭 원할 경우에는 손님들이 주차요금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경비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배달통을 승용차에 싣고 지하주차장에 들어간 뒤 사무실까지 배달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D오피스텔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불경기에 외부 식당의 배달로 매출이 줄어든 건물 내 식당들의 외부음식 반입 중단 요구가 거세고 도난 등 범죄예방 효과도 있어 음식물 반입을 중단시켰다"며 "건물주는 임대료를 내는 식당 주인들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