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정부와 공동으로 대규모 농기계 임대사업을 실시하는 등 농가의 '농기계 빚' 해결에 나선다.

8일 농협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농가의 농기계 부채는 1조5천억원으로, 농업용 부채 20조3천억원의 7.6%에 이른다. 특히 현재 농기계 보유 농가들의 평균 농기계 관련 부채는 824만9천원 수준으로, 이들 가구의 평균 농업 부채 2천138만9천원의 무려 40%가 농기계 빚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협과 정부 공동으로 내달부터 5년 동안 무려 1조원의 자금을 들여 '농기계은행 사업'을 추진한다.

농기계은행 사업은 농협이 중고 또는 신규 농기계를 구입, 농업인들에게 싼 값에 빌려주거나 아예 일정 수수료를 받고 대신 농기계로 농사를 지어주는 것이다.

우선 농협은 내달부터 내년 말까지 3천억원을 들여 농업인들로부터 약 2만8천대의 중고 농기계를 사들일 계획이다.

부채 상환이 끝나지 않은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 가운데 경작규모가 1.3㏊ 미만인 영세·소농가나 65세 이상 고령농의 것부터 먼저 사준다. 매입가격은 남은 농기계 부채와 중고시세 가운데 높은 값을 쳐주기로 했다.

농협은 이렇게 확보한 농기계를 꼭 필요한 농업인에게 저렴한 값에 1년 단위로 임대해 준다. 임대료는 농기계 구입금액의 80% 정도를 회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대한 낮게 책정할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업 현장에서 고령농 등이 인력난 해결을 목적으로 1대에 3천만원이 넘는 이앙기, 콤바인 등을 빚을 내 산 뒤에 갚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이번 농기계은행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농가부채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