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큰 변수가 되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 사실이 사실상 속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소식통은 15일 상황에 따라 북핵 협상의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될 경우 협상도 진전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군부의 입김 등으로 인해 협상이 장기 교착 국면에 들어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선 김 위원장의 상태가 한때의 고비를 넘어 회복국면에 접어들었고, 따라서 핵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지휘권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을 경우 현재 답보상황인 핵 검증 협의가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소식통은 내다봤다.

   지난달 26일 핵시설 불능화 중단 및 원상복구 의지 천명, 지난 2일의 불능화를 위해 철거했던 일부 장비의 재반입 시도 등 잇따른 '도발행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시설 복구를 위한 신속한 조치에 착수하지 않았음을 이 소식통은 중시했다.

   아울러 지난 5∼7일 베이징(北京)에서 6자회담 참가국 수석대표들이 체류하는 동안 미국과 중국이 핵 검증 의정서와 관련,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검증 형식 면에서 '신축적인 내용'이 담긴 방안을 다시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북미협의 재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미국은 특히 샘플 채취나 사찰요원의 현장 접근 등에서 북한의 입장을 배려한 수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검증의 형식은 신축적인 것이 될 수 있으며, 북한입장도 많이 고려된 것"이라면서 "북한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특히 최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일본의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위원장의 건장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난관들은 궁극적으로 극복될 수 있다"고 말해 긍정적 협상 전망을 가능케 했다.

   이에 대해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이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 상임위원장의 발언을 긍정평가하는 등 우호적으로 반응했다.

   외교소식통은 "북미 수뇌부간에 좋은 교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검증 협상 재개에 매우 긍정적"이라며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북한측이 미국의 새로운 검증방안에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일본 교도통신이 14일 보도한 것처럼 중국 의료진에 의해 한달전 수술받고 회복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사지에 장애를 겪고 있는 등 정상적인 집무가 불가능할 경우 북핵 검증협상도 예상보다 긴 교착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의 대선국면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아예 북핵 협상 전체가 미국의 차기 행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닐 경우 영향력이 커질 군부 등에서 협상에 제동을 걸면서 불능화 중단 및 핵시설 복구를 서두를 경우 한반도 위기지수는 상승할 수 밖에 없다.

   외교 소식통은 "임기 말에 몰린 부시 행정부가 임기내 '검증의정서'를 마련, 한반도 비핵화의 기반을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협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김 위원장의 상태가 심각하고 군부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북핵 협상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