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패배 후 '바깥출입'을 자제해온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가 5.16 39주년인 16일 모처럼 외부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오전 시내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제 35회 5.16 민족상 시상식에 참석, 재단법인 5.16 민족상 총재 자격으로 수상자들에게 상을 주고 격려사를 했다.

이어 김 명예총재는 동작동 국립묘지 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뒤 수상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지난 61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5.16 거사를 주도, 40년 가까이 권력의 핵심부에서 온갖 영욕을 맛본 JP지만 이날 5.16 39주년일에는 또다른 감회를 느꼈을 것으로 관측된다.

16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의석 확보에도 실패함으로써 40년 정치역정 속에 최대의 시련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명예총재는 '만고풍상'을 견뎌온 백전노장답게 현실정치에 대한 발언을 자제한채 5.16의 역사적 의미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강조하는 짤막한 말로 격려사를 대신했다.

그는 조국근대화와 민족중흥에 기여한 역대 5.16 민족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평가한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도 따지고 보면, 이처럼 묵묵히 일해온 조국근대화 세력의 땀의 결정이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명예총재는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제에 대한 고마움을 망각하고 눈앞의 작은 이익에 매달려 역사와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왕왕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다행히 얼마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온당한 평가가 내려진 것은, 민족과 역사의 발전을 향한 타당한 귀결이요, 고무적인 역사인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명예총재는 자민련이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원내교섭단체 구성 문제의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당분간 정국상황을 관망하면서 당의 공식행사에도 적극 참석하는등 행동반경을 서서히 넓혀 나갈 것이라는게 김 명예총재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 명예총재는 내주중 4.13 총선후 처음으로 대전, 충남지역을 방문, 지역민심을 점검하고 낙선 원외위원장들을 위로하는 모임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