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6일 건설교통위를 열어 거액의 로비자금의혹이 제기된 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 과정의 타당성과 지난 3월 발생한 경기 광명 「일직터널」 붕괴 등 고속철도 부실공사에 대한 문제점을 따졌다.

여야 의원들은 특히 건교부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을 상대로 지난 93년8월 프랑스 알스톰사의 테제베(TGV)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고속철도공단의 기준 타당성 여부 및 그 과정에서 검찰 수사결과 제기된 최만석씨 등의 로비 여부,청와대등 고위층의 외압여부 등을 따졌다.

그러나 고속철도공단측은 공정한 기준에 따라 알스톰사를 선정했으며, 특히 알스톰사가 최고 제의가격보다 13억달러 정도가 낮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로비의혹을 부인했다.

고위층 외압여부와 관련,민주당 宋鉉燮 의원은 『고속철도 차량선정은 이미최고위층에서 차종을 선정해 놓고 평가 작업을 이에 꿰맞추는 형식적인 것이었다는말들이 무성했다』면서 『차량선정과정에서 고위층으로부터 지시나 압력을 받은 것을양심적으로 말하라』고 고속철도공단 관계자들을 추궁했다. 또 한나라당 林仁培 의원은 『고속철도 차량선정 작업에 평가단 외에 청와대·교통부·정치권 등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만큼 개별로비가 가능했고, 광범위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 로비 여부에 대해서는 집고 넘어갔다. 한나라당 權琪述 의원은 『프랑스의 TGV가 막판에 독일의 이체(ICE)를 1%차이로 제치고 선정된 배경이 무엇이냐』면서 『알스톰사의 로비스트였던 최만석씨의 로비에 따른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柳常悅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이사장에게 『성능과 경제성 분석표등을 비교해 경위를 설명하라』며 거듭 로비스트들의 개입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金弘一 의원은 『공단은 알스톰사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알스톰사서울지사장과 그의 부인인 호기춘씨가 관여하게 된 사실을 공단이 모르고 있었다는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차량선정 기준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질의도 이어졌다. 민주당 宋鉉燮 의원은 『독일 지멘스사의 차종보다 비용,기술,기술개발 등의분야에서 점수가 낮은 알스톰사가 주관적인 파단이 개입될 소지가 큰 영업분야에서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차종선정 방법이 알스톰사의 차량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속철 부실공사와 관련,여야 의원들은 지난 3월 경부고속철도 1~2공구에서 발생한 「일직터널」 붕괴사태를 예로들며 부실공사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관리책임을 한목소리로 추궁했다. 민주당 金洪一 의원은 『일직터널 토석유실 사건은 공단이 관리를 소홀히 했을뿐 아니라 사건직후 이를 은폐하기에 급급,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대표적 사건』이라고 질타하며 유사사고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白承弘 의원은 『경부고속철도 사업관리 업체인 벡텔사는 지금까지 고속철도 사업관리를 한차례도 해본 경험이 없는 업체인데 어떤 경위로 사업관리를 맡게 되었느냐』면서 『고속철사업을 전체적으로 외국회사에만 맡기다 보니 공정·감독·사업관리 등이 원만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宋潾鎬·安榮煥기자·anyo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