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용경색으로 시작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자금난이 중소기업으로 번지고 있다.게다가 오는 11일 은행권이 총파업을 결행키로 함에 따라 일부 업무마비가 예상돼 중소기업인들의 고민을 더해주고 있다.

4일 도내 중소기업인들에 따르면 은행권이 저축성예금 유입으로 돈이 남아도는 데도 제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고 부실채권을 줄이기 위해 대출을 꺼리고 있어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다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일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대금 결제를 늦추거나 장기어음을 발행해 중소 납품·하청기업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달초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절반가량의 업체(48.4%)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6월초(37.7%)보다 약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지난달 시작된 시중의 자금경색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타격을 입힌뒤 그 여파가 이젠 중소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들어 종금사의 자금사정이 심각한 상황에 빠지면서 기업어음의 만기연장이 어려운 업체들은 거래은행을 찾아가 손을 벌리지만 일부 우량은행을 제외하곤 발등의 불로 떨어진 2차 구조조정에 대비하느라 자금줄을 더욱 옥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화공단에서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李모사장(56)은 “지난달부터 은행권의 대출기피가 심화돼 자금추천기관의 추천장을 들고가도 요지부동”이라며 “은행금고에는 돈이 넘쳐나는데도 대출문은 열려고 하지않는다”며 불평했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가뜩이나 신용경색으로 돈이 돌지않아 업계 전체가 자금위기에 처해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은행권이 파업을 결행할 것으로 예상돼 중기의 자금난은 당분간 해갈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吳錫元기자·sw429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