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4.13총선 참패로 급격히 위축된 정치적위상을 시급히 복구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자민련은 그간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떨쳐내고 '캐스팅보트'의 존재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당력을 집중해왔다. 공조불가를 외치던 자민련이 민주당측에 공조복원을 매개로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받아낸 것만 보아도 이 문제가 자민련측에는 '발등의 불'이라는 점을 입증한다.
하지만 이것도 한나라당측의 완강한 반대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한나라당측이 전당대회 등 내부사정을 내세워 16대 국회 원구성협상을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민련으로서는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한동(李漢東) 총재는 17일 "자민련의 도움없이 16대 국회에서 법안 하나라도 통과되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자민련의 가치는 16대 국회가 열린 후에야 나타날 것"이라며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무조건 어느당과의 공조가 아닌 사안별로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가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총재가 이날 여권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야당 대표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상회담을 환영한다는 우리당의 기본 기조와 정당대표가 같이가야 하는 문제는 동질적으로만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특히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에 이용당할 위험이 있다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지적에 대해서도 "북한은 지난 46년이래 남북정당.사회단체간 연석 회의를 일관되게 주장해왔다"고 말해 '공감할 부분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불편한 관계였던 이회창 총재 발언의 평가에 인색했던 그가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자민련의 '내심'을 엿볼 수 있다.
앞서 강창희(姜昌熙) 사무총장도 전날 민주당 김옥두(金玉斗) 총장의 공조복원요청에 "앞으로 민주당이 하기에 달렸다"며 원내교섭단체 구성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간접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양당구도로 고착되고 있는 현 정국상황에서 과거의 위상을 조금이라도 되찾기위해 애쓰고 있는 자민련의 '외로운' 줄타기가 어떠한 결실을 맺을 지 주목된다.
자민련, '위상찾기' 고심 거듭
입력 2000-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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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5-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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