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피해가 벌써부터 속출하고 있다. 멋모르고 펀드상품에 가입했던 수많은 서민들이 원금의 대부분을 날리는 기막힌(?) 일들이 벌어지지 않나 은행대출을 받아 펀드에 올인했다가 졸지에 빚쟁이로 전락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했던 수많은 중소기업들도 흑자도산 공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정부에 키코의 중도해지와 긴급구제금융을 호소하고 나설 만큼 중소기업들의 처지가 절박해 보인다.
키코란 무역관련 기업들이 환율변동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가입하는 환헤지상품으로 시장환율이 약정범위 내에서 움직일 때는 가입자에게 유리하나 범위 상단(上端)을 넘어설 때는 계약금액의 두배이상의 달러화를 사서 시장가격보다 낮은 환율에 은행에 되팔아야 하는 고위험상품이다. 원 달러환율이 900원대에 머물던 지난 시절에 수출기업들이 많이 가입했다. 환헤지 전담부서를 마련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특히 선호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환율이 치솟으면서 도처에서 비명소리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만 키코가입 기업들의 환차손 총액이 1조4천78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체 손실의 77%가 중소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입자들의 무지가 빚은 대형사고인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환율부추기기도 한몫 거들었다.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환율이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달러화 확보에 혈안된 외국투자자들이 한국물 투매에 나선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의 달러매집 움직임도 한 요인이다.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가늠되지 않는 터에 또다시 키코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인천지역의 중소기업들만 5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실을 입고도 2차 피해를 우려, 벙어리 냉가슴인 기업들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 달러환율이 1천200원으로 오르면 키코가입 중소기업의 70%가 부도위기로 내몰릴 것이란 조사결과도 나왔다.
국내외 경기침체에다 은행들의 대출억제까지 가세, 중소기업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말로만 대책을 운운하고 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들 무슨 소용인가. 지금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립서비스나 들을 만큼 한가하지 못하다. 환헤지상품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당부한다.
신속한 대처가 절실한 키코문제
입력 2008-09-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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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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