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 이어 부동산 시장마저 '빙하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책에도 불구, 경기·인천 등지에서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한데다 아파트값을 주도하던 분당 등 신도시 아파트값 저지선마저 큰 폭으로 붕괴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1일 국토해양부와 경기도,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지난 7월말 현재 16만 가구로, 이중 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분은 지난해 말 1만4천624가구에서 8천353가구가 늘어난 2만2천977가구에 달하는 등 급격한 증가 추세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던 일산신도시 등 고양시가 도내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5천502가구로 가장 많다.
또 지난 2003년부터 올 8월까지 6년여간 아파트 분양 '불패'지역으로 손꼽히던 용인시가 3천365가구나 미분양됐고, 광교신도시 첫분양이 들어갈 수원시가 2천690가구, 남양주시 2천227가구, 평택 1천548가구, 이천·안성 1천여가구 등 도내 곳곳에서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과 인천도 각각 1천437가구, 1천26가구가 미분양되는 등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각종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면서 아파트 시장 등 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에 상륙한 뒤 부동산 거래가 사실상 끊기면서 분당 등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아파트값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마저 무너지고 있다.
아파트 값의 블루칩인 분당 신도시의 경우 아파트(105~109㎡)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6억원이 붕괴됐다. 올 연초만해도 6억3천만원에서 7억3천만원을 호가했던 분당 수내동 양지청구 109㎡는 5억9천만원에 매물이 나오는 등 아파트값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용인 수지 성복지역의 경남아너스빌 아파트(109㎡)도 연초보다 6천만원 이상 싼 4억6천만~4억9천만원에 매물이 나도는 등 수도권내 아파트값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김태경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미분양사태는 정부가 아파트 수요는 억제하고 대규모 주택공급을 추진하는 등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정책이 원인"이라며 "최근의 아파트미분양은 IMF전후의 미분양 구조 및 규모와 유사한 만큼 기존 주택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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