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이 물자와 장비 등을 지원해 만든 '평양겨레하나 치과병원'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79명 규모의 방북단이 6일 오전 2박3일 일정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에 간다. 방북단에 포함된 인천시 대표단은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에 북측이 참가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평양겨레하나 치과병원(이하 치과병원)은 평양시 모란봉구역에 있는 제1인민병원 치과병동 건물을 지난 1년 동안 새롭게 고쳤다. '평양 치과병원 현대화 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이번 대북교류사업에는 인천시민과 지역 기업을 비롯해 인천시, 통일부 등이 참여해 물자와 장비, 기금을 지원했다.

이번 행사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경색된 남북관계에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평양치과병원 현대화 사업 추진 계기와 향후 전망

북측 주민들은 구강상태가 나빠도 제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 기초약품과 재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겨레하나되기 인천운동본부는 치과병원 건립을 지원하기로 하고 지난 2007년 1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와 함께 평양겨레하나치과병원 사업본부 기획단(이하 사업본부)을 구성했다.

이들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이하 민화협)와 함께 수차례 실무회담을 진행했고 모두 7억원 상당의 지원물자를 보내 치과병원 리모델링을 도왔다. 이 중 인천시는 3억원, 통일부는 1억원의 기금을 지원했다. 애초 개원예정일은 올해 상반기였지만 공사가 지연되면서 7일 준공식을 갖게 됐다.

900㎡ 넓이의 2층 건물에는 치료실, 수술실, X-ray실, 기공실, 주사실, 소독실, 사무실, 대기실, 위생실, 치의학 전문도서관(1천권 규모) 등이 들어선다. 사업본부는 치의학 전문서적 440권을 우선 기증받아 치과병원 준공식날 북측에 전달한다.

치과병원이 문을 열면 한 해 평균 2만6천500여명이 이곳에서 구강 진료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평양시민 100명당 1명은 치과병원을 이용해 치과진료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우리겨레하나되기 인천운동본부측은 지난해 9월 민화협과 맺은 합의에 따라 치과병원 개원 이후에도 구강의료 분야에 대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접경도시 인천, 대북 교류협력 가능성 타진

인천시 대표단에는 이창구 행정부시장, 이근학 시의회 제1부의장, 황의식 문화관광체육국장, 오홍식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이한조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행사본부장 등이 속해 있다. 당장 시는 내년에 개최하는 세계도시축전에 북측 도시의 참가 여부를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북측이 도시축전에 참가하게 되면 행사 수준은 한 단계 높아지고, 인천은 '대북교류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국내외에 알릴 수 있다.

시는 이번 방북을 통해 대북 접경지대에 놓인 인천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모색하려 한다. 지난해 11월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을 방문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서해특별지구(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형성되면 (인천과의)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언급(경인일보 2007년 11월 30일자 1·3면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시는 2014년 아시안게임 분산 개최 등을 북측에 건의할 예정이다.

'10·4 남북 공동선언 1주년'을 맞았지만 남북 당국간 대화,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의 교류는 중단됐다. 정부는 민간교류 차원에서 이뤄지는 방북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자치단체가 경색된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기는 힘들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이번 방북이 민간차원의 남북교류 활성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