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려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의 신용카드 대출과 사채 이용이 증가하고, 미분양 아파트의 중도해지 사태가 빚어지는 등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고있다.

■신용카드대출 급증=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리볼빙(사용액을 분할상환하는 방식) 등 각종 신용카드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신용카드를 이용한 현금서비스 실적은 5조1천81억원으로 전 달(5조761억원)에 비해 320억원이 늘어났으며, 카드론 역시 6월 대출 잔액이 3조4천711억원에 달하는등 이용률이 늘고 있다.

특히 2006년 말 718만명이던 리볼빙 서비스이용자는 지난해 말 983만명, 올해 3월 1천108만명으로 늘었다. 리볼빙 전체 이용액 규모도 2006년 말 4조6579억원, 2007년 말 6조5263억원, 올해 6월 말 7조7275억원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대출과 리볼빙은 평균 20~26%가량의 고리로 사채이자도 울고 갈 정도다.

■환율상승에 운다=지난해 6월 미국으로 아들(17)과 부인을 보낸 기러기 아빠 A(56)씨는 아파트 렌트비를 줄여보려고 현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당시 환율은 930원. 계약당시 3만달러(930원기준·2천790만원)를 계약금으로 냈고, 곧 6만달러(1천300원기준·7천800만원)의 중도금을 송금해야 하는데 환율 급등으로 앉아서 2천여만원을 더 내야 할 판이다.

사정이 이렇자 아이들의 교육을 중도에 포기한채 조기 귀국을 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환율상승으로 각종 수입 공사자재는 물론 소시지 등 수입 식품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과자류와 식품류 등 아이들 간식거리마저 올라 서민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아파트 분양 해지 속출=용인 A아파트는 올초 3.3㎡당 1천800만원대로 분양을 했으나, 최근 아파트 주변 시세가 1천200만원대까지 떨어지자 해약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인한 투자 기대감이 낮아진데다 은행권의 주택대출 금리가 최근 10%대에 달하면서 금융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2년전 6.5%였던 은행권 주택담보 대출금리는 2년새 3.5% 가량이 인상됐다.

2년전 은행에서 1억5천만원을 대출받아 원금은 갚지 못한 채 매달 82만원(6.5%기준)만 내고 있던 B(42)씨는 대출금리 인상으로 최근 매달 95만~100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다. B씨는 "아파트를 팔아치우고 싶어도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거래마저 없다"며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