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실리콘 밸리가 있다면 일본엔 오타구(大田)가 있다.'
실리콘 밸리가 정보통신산업에 근간을 두고 미국경제를 세계 제1의 반열에 올려놓았다면 오타구는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중소기업의 메카로서 일본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린 초석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경제의 원동력을 알아보기 위해 도쿄상공회의소 오타구지부를 찾았다.이곳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게츠카 그니오씨(57)가 오타구의 현주소를 설명한다.
도쿄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오타구는 3천여개 이상의 부품·소재기업이 밀집돼 있으며 도쿄와 요코하마를 잇는 케이한(京,삼수변에 병사병) 공업벨트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전체 종업원이 5만여명이지만 연간 매출은 1조3천억엔을 넘는다.1인당 매출이 3억원에 육박할 만큼 높은 부가가치를 자랑한다.
오타구는 약 100년전부터 소규모 제조업체가 모이기 시작하면서 중소기업 집적지역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9세기말부터 청일전쟁,러일전쟁과 2차에 걸친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중소형 기업들이 주로 총기등의 군수물자를 생산하면서 기계가공 및 부품생산 기술을 축적하여 오늘날과 같은 고도의 기계금속산업 중심지로 자리잡게 되었다.
“설계도면만 있으면 비행기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게츠카씨의 말에서 오타구가 일본경제의 산실임을 느끼게 한다.작게는 라면봉지에서부터 인공위성에 필요한 부품까지 이곳에서 만들어 내고 있다.
도요타가 신차를 만들거나 소니에서 새로운 가전제품을 내놓기 전,시제품을 만들어 내는 곳이 바로 오타구라고 게츠카씨는 덧붙인다.
오타구 경쟁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에 그는 기술고도화를 꼽았다.부품·소재산업이 발달하려면 특화된 기술력을 무기로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같은 기술력은 기업체 현장에서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엘리베이터 부품을 생산하는 中山電機工藝社.연간 2억~4억엔대의 매출을 유지하며 반세기동안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해오고 있다.
자신의 e-메일을 검색중 만난 나카야마 오사무사장(66)은 “좌우 곁눈질 않고 오로지 최고의 엘리베이터 부품만을 생산해온데 기인합니다.” 50여년의 역사에 비추어 10명 안팎의 종업원만으로 꾸려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전체 종업원이 3명뿐인 이소노사를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 느낌이다.
“굳이 생산제품을 다양화 하고 회사를 키울 생각이 없습니다.와이어 커팅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쌓았기에 현재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지내왔습니다.” 이소노 가즈오사장의 말이다.
오타구의 중소기업처럼 고도화된 기술력으로 무장한 동오사카 공업단지에서도 일본 중소기업의 힘이 무엇인지 느껴진다.
초기 섬유산업으로 기반을 다진 동오사카는 현재는 기계금속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인근 고베,나라,교토,사카이등과 더불어 지역마다 특화산업을 집중육성하여 관서지방의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오사카에서 자동차로 40여분 달려 찾아간 동오사카 상공회의소 노부히로 이마타니전무는 “이 지역에서는 무엇이든 주문하면 만들 수 있다”고 말문을 열며 “기술적 토양이 구축되지 않고서 경쟁력을 논할 수 없다”고 단정지어 말한다.
개별적인 기술수준이 고도화된 이곳은 신제품 개발 초기단계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기술력을 구비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같은 기술력은 모기업(완제품 메이커)과 공동 연구개발할 수 있는 능력과 제안능력을 지니고 있어 제품개발형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 다수 기업이 밀집된 동오사카는 기업상호간 나카마 시코토(발주 의뢰)가 빈번하게 일어나 매출상승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며 지역경제,나아가 나라경제를 살찌우고 있다
“때로는 모기업의 기술수준을 능가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는 이마타니전무의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 것은 우리네 현실과 너무도 비교되기 때문일 것이다.
/글:吳錫元기자·swon@kyeongin.com /사진:林烈洙기자·pplys@kyeongin.com

# 박스-야마나카엔지니어링 도시키 야마나카 전무
“40여년 동안 하나의 사업에만 전념하면서 기술의 고도화에 주력한 것이 오늘의 회사를 일군 원천입니다.”
지난 61년 설립된 이래 자동차엔진 및 미션 부품을 생산해온 야마나카엔지니어링의 도시키전무의 말이다.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해야만 살아날 수 있고 기업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뜻이다.이러한 경영방침에 따라 야마나카엔지니어링에서는 막대한 투자비를 들인 기술개발이 실패로 끝날 경우에도 책임자를 문책하는 경우는 없다.
“평소 '기술은 인력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에 엔지니어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