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와 악기 연주 등을 배우는 금성학원 학생들이 지난 7일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인천대표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배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당국간 대화가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인천시 대표단이 지난 6일부터 2박3일간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북측 민족화해협력협의회(이하 민화협)측은 인천시 대표단 방북기간 열린 여러 차례 공식행사에서 상호 교류와 협력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데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한계가 있다. 민화협측도 이같은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민화협측은 "남측 다른 도시에 비교할 때 인천시는 우리와 연계성이 깊다"며 교류·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북측은 7일 저녁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민화협간 실무협의 전과정에 남측 기자들이 참석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실무협의 북측 대표로 참석한 리충복 민화협 부회장은 "지방자치단체와 합의해 대표단을 파견한 적이 있었다면 오로지 인천 뿐이었다"며 차별성을 부각했다.

지난 2004년 '6·15공동선언발표 4돌기념 우리민족대회'는 인천에서 열렸다. 이때 북측은 대표단 100명을 보낸 적이 있다. 한 해 뒤에 열린 '2005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도 100여명의 미녀응원단을 파견했다.

이창구 인천시 행정부시장이 '2009인천세계도시축전' 참가 의사를 묻자 리 부회장은 "현 북남관계를 봐가면서, 분위기를 고려하며 별도로 협의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면서도 "도시축전과 관련해서는 실무자들이 충분히 논의하고 있다. 인천시 제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이창구 부시장은 "중앙간 어려움이 있지만 지자체가 협력을 활성화해 분위기를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그만 일부터 시작해서 지속해 나가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남측 거의 대부분의 지자체는 북측과 다방면의 교류사업을 추진하거나 진행하고 있다. 민화협측은 이같은 남북협력사업 건 수가 100여개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 남측 자치단체와 북측의 교류는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양측은 협력사업에 대해 일정 부분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방북 기간 만난 민화협 관계자들은 "인천과 하는 사업에 대해 윗분들도 알고 있다", "호상간(상호간) 신뢰를 쌓아가면 앞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북측은 대표단에게 김책공대 전자도서관, 동명왕릉, 조선중앙역사박물관, 김일성 광장, 금성학원 등 평양시내·외 곳곳의 명소를 소개했다.

인천시는 평양겨레하나치과병원 사업에 남북교류협력기금 3억원을 지원했다. 또 평양 유일의 식당가인 창광거리를 개선하는 사업에도 10억원 규모의 식당 내부 설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내년 열리는 도시축전에 북측이 참가하면 서로가 '윈(Win)-윈(Win)'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측이 도시축전에 대표단을 보내면 행사 수준은 격상된다. 또 자연스럽게 도시축전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전세계 500여개 도시가 참여하는 국제행사에서 북측은 자신들의 '자랑거리'를 뽐낼 수 있다.

시의 남북교류 사업에 쓰이는 재원은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나온다. 시는 앞으로 대북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지확인'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퍼주기식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서다.

이와함께 대북교류 전담기구로 인천국제교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창구 부시장은 "인천시는 보건·의료·문화·체육 분야에서 대북교류를 지속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북측 관계자가 인천을 방문한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