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인천시청 국정감사에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둘러싼 공방은 없었다.
비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발전 양극화 초래'를 내세우며 질의를 이어갔지만, 안상수 시장은 맞대응을 피했다.
인천시가 싱가포르 타이거항공과 함께 설립을 추진하는 저비용항공사인 인천-타이거항공을 두고서는 '국부유출'과 '혈세 낭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인기(민·전남 나주화순) 의원은 수도권 공장총량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대한 안 시장의 생각을 물었다. 최의원은 "영호남 지역에서는 300명을 고용하는 공장 하나만 들어서도 모든 사람들의 축제가 된다. 젊은 사람 일자리 10개 늘리면 엄청난 사건이라고 본다"며 "인천에만 모든 게 집중되지 않고 전국에 고루 퍼진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나"고 했다.
이인기(한·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은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수도권 공장이 외국으로 이전하는 큰 이유는 수도권 규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한 365개 업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비용절감, 인력확보 등을 이유로 공장을 옮겼다고 답했다. 규제 때문은 아니었다"며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정치적 이유 때문에 (수도권 규제완화를) 주장하는지 모르겠지만 광역단체장이라면 국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균형잡힌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두 의원의 지적에 대해 안 시장은 "인천만을 두고 볼때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를 두고, 이를 반대하는 측과 부딪힐 생각은 없다"고 답변했다. 또 "모두 방향은 좋은데 서로 이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수도권은 스필오버(spillover·파급)해서 지역 연계발전을 주장하고, 비수도권에서는 여기(수도권)를 눌러놓고 해야 그나마 투자가 된다는 것인데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섰다.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은 인천-타이거항공 설립에 부정적이었다.
김태원(한·고양덕양을) 의원은 "싱가포르 항공은 2년 뒤 한·중·일 항공자유화를 앞두고 인천-타이거항공에 지분 참여를 결정했다"며 "우리 국가 인프라를 싱가포르에 내주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기정(민·광주북구갑) 의원은 "국내저가항공사인 제주·한성항공은 최근 3년간 3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다. 고유가, 고환율 구조 속에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며 "적자가 발생하게 되면 인천시민은 지분(51%) 만큼의 손실액을 책임져야 한다"며 사업시기를 조절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유정현(한·서울중랑갑) 의원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최근 5년간 투자유치 건수는 중국 푸둥금융지구의 1.3%에 불과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려면 푸둥, 두바이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한다"며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주문했다.
이무영(무·전북 전주완산갑) 의원은 "인천 계양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최근 미지급금 지급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고 이에 인천시는 항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정부담을 이유로 999명에 이르는 환경미화원을 민간위탁해 고용안정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면 안 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