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이나 유형문화재 등으로 지정된 경기지역 목조문화재 대부분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경기도가 최근 도내 목조문화재 200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4.5%인 149곳에 소화전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88%인 176곳에는 화재감지기가 없었다.

86.5%인 173곳은 외부인 접근과 화재를 감시하는 CCTV가 갖춰지지 않았고 5곳은 소화기조차 비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로 인한 피해 발생 시 복원을 위해 실측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110곳 가운데 실측이 이뤄진 문화재는 40곳에 불과했다.

일부 목조문화재는 소방차 출동에 20분 이상이 걸려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가 어려운 것으로 지적됐다.

보물 402호와 403호로 지정된 수원 화성의 팔달문과 화서문에는 소화전과 화재감지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 국가사적이나 도 유형문화재인 남한산성의 수어장대, 숭열전, 청량단, 연문관에는 소화기 외에 별다른 화재 예방 및 소방시설이 없는 상태다.

고양시가 관리하는 도 지정 문화재자료 행주서원과 평택시가 관리하는 도 유형문화재 행성읍객사에도 소화기만 비치돼 있을 뿐이다.

화성을 관리하는 수원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화재감지기를 달려고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보물로 지정된 화성은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데다 예산이 부족해 한꺼번에 소방시설을 모두 갖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한산성 관리사업소도 "화재감지기 등을 설치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구조에 따라 소화전이나 CCTV를 설치할 수 없거나 설치해도 실효성이 없는 목조문화재가 많다"며 "그렇더라도 예산을 확보해 순차적으로 소방시설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