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침체 여파로 분양된 상가동에 업체들의 입주가 늦어져 텅 비어있는 오이도 철강유통단지내 모습. 철강자재를 운반해야 할 차량은 보이지 않고 적막감마저 흐르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동북아 최대 규모의 철강 유통단지로 각광받으며 지난 3월 조성된 오이도 철강유통단지 S랜드가 심각한 경기침체의 여파로 업체들의 입점이 지연되면서 7개월여째 '개점 휴업'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웅장한 규모의 단지내에는 최근의 경기 상황을 말해주듯 적막감만 흐르고 있다.

28일 시흥시와 S랜드에 따르면 시행사인 (주)시스코피엠측은 지난 3월 총사업비 4천여억원을 들여 시흥시 정왕동 시화국가산업단지내 21만여㎡ 부지에 800여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지상 2층짜리 철재상가 건물 20개동을 비롯해 판매시설 2개동, 기타 업무지원시설 등 모두 4개 블록 형태의 철강유통단지를 조성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이후 7개월여동안 전체 입주 물량 800개 업체중 40%도 채 안되는 300여업체만이 입주했고, 음식점과 상점 등이 들어설 판매시설 역시 텅 비어있는 상태다.

특히 이미 분양을 받은 업체들조차 경기침체를 견디지 못해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상황은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단지내에 분양을 받은 몇몇 업체는 '현위치 매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건채 '방빼기'를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적의 입지조건에 집약된 철강단지라는 매력때문에 분양을 받아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낸 상태지만, 지금같은 경기 여건으로는 도저히 사업을 확대할 처지가 아니라 입주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단지 조성계획 당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과 금천구 시흥동, 인근의 시화공단과 남동공단 등에 있는 철강업체가 대거 옮겨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한 몫할 것이라 여겼던 시행사측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매매 물량이 많이 확보돼 있고 분양 당시 가격으로 팔려고 해도 정작 들어오겠다는 업체가 없다"며 "업체들이 입주해야 인근의 상가시설도 활기를 띠게 될텐데 지금으로선 어려운 상황이다"고 털어놓았다.

S랜드 관계자는 "분양은 거의 100% 완료됐지만 경기악화에다 특히 건설경기가 침체해 사업 확장을 기피하고 재정적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입주를 미루고 있다"며 "단지가 활성화되면 지방 세수 확대 및 고용창출 등을 통해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지역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