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짓고 있는 시립 인천대학교 새 캠퍼스가 초호화판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12의1 45만8천여㎡ 부지에 건축 중인 인천대학교 새 캠퍼스가 지나치게 호화판으로 건축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06년 사업 시작 당시 2천400억여원이던 공사비가 지금은 시공사 측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공사를 마무리 하려면 두 배 가까이나 늘 수 밖에 없다. 29일 찾은 인천대 송도캠퍼스 조성공사 현장은 적막하기만 했다. 겉모습은 다 갖추었는데, 안팎의 마감 공사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는 인천대학 캠퍼스 건축 사업장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느긋했다.
공사 관계자들은 터무니없이 늘어난 공사비 탓에 시공사가 공사를 멈췄다고 했다. 큰 폭의 공사비 증가는 대학 측의 다양한 요구에 있었다. 처음 조건대로 은행에서 돈을 조달해 주지도 않았다. 인천대 새 캠퍼스의 외형은 대형 백화점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외부 마감재가 대리석(석재)과 커튼 월(알루미늄과 유리) 등으로 설계돼 있다. 대부분이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것들이다. 또 국내 대학 캠퍼스에서는 볼 수 없는 대형 호수도 들어 있다.
시공사 공모에서 현재까지 2년 여 동안 공사비는 두 배로 늘었다. 공모 당시 있던 설계는 완전히 무시돼 큰 건물이 6개 동에서 20개 동 이상으로 늘었다. 없던 지하 주차장도 생겼다. 바다를 매립한 송도의 지하 건축은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 대형 실외 골프연습장도 있다. 모두 인천대 교수들이 설계에 반영해 달라고 해 생긴 것들이다. 교수들이 사용하는 대형 실외 골프연습장을 둔 국공립대는 찾아보기 어렵다. 골프연습장은 설계 막판에 인천대에서 강력하게 요구해 반영된 것이다.
첫 설계공모에 참여했던 세계적 설계회사인 니켄세케이(日建設計)는 현재 건축 공정에서 빠졌다. 자신들이 한 설계의 틀을 무시한 채 새로 설계를 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국내 건설업계에서는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고 말한다. 첫 설계를 보고 시공사를 정해 놓고, 그 설계를 발주처 입맛대로 바꿀 수 있냐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시민의 돈으로 운영된다고 할 수 있는 인천대가 캠퍼스를 너무나 호사스럽게 짓고 있다는 점이다.
석재와 커튼 월 마감 방식은 백화점이나 대기업 본사 등에서 고급스런 외장을 드러내고자 할 때 주로 택하는 방식이다. 콘크리트 외벽에 알루미늄이나 유리를 덧붙이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대학 캠퍼스 건축물은 콘크리트로 마감을 하게 마련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공사는 통상적 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많이 있다"면서 "270만 시민들의 자부심이 숨쉬어야 하는 공사인만큼 원칙에 입각해 공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