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낮 남동구 인천대공원에 놀러온 서재원(32·서구 연희동)씨는 '영어가 자유로운 도시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함께 온 일행 4명도 서씨와 마찬가지였다.
일행 중 한 명은 "인천이 국제도시를 지향한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영어자유도시는 처음 들어본다"며 "언제부터 그렇게 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영어가 자유로운 도시, 인천(Incheon Free English Zone, Incheon)' 프로젝트가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상수 시장은 지난해 2월 선포식을 열어 영어가 자유로운 도시 조성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선포식에는 나근형 시 교육감을 비롯해 경제계, 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당시 교육부장관과 주한 영국부대사 등은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선포식과 함께 인천시는 오는 2020년까지 영어사용환경 조성과 시민역량 제고 등 4개 분야에서 세부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선포식 이후 1년 8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영어자유도시 계획은 시민도 모르는 '유령 프로젝트'가 됐다.
인천 계양구에 있는 사설학원에서 영어 강사를 하는 강모(31·여)씨는 "인천시가 원어민강사 자격 기준을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말은 들었다. 인천에서 3년 동안 영어강사를 했지만 영어자유도시를 준비한다는 건 몰랐다"고 말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전까지 2천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프로젝트에 담당 직원은 1명이다. 별도의 홍보예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영어자유도시는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시는 '2009인천세계도시축전'과 '2014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행사 기간에 인천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국제도시로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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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자유도시 프로그램 중 하나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홍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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