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데나 美공군기지와 함께 오키나와 최대 美공군기지인 후텐마 공군비행장에서 거대한 KC130 수송기가 빼곡한 주택들 너머로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수원공군비행장의 전투기 소음과 함께 반세기를 살아온 서수원권 주민들의 고통이 경인일보에 보도(시리즈 2007년 10월1일 4회)된 지 꼭 1년이 지났다. 바뀐 것이라곤 주민 20만명이 국가와의 소음피해배상 소송에서 승소, 피해회복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다는 것 뿐, 주민들의 힘겨운 투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20년 전부터 관련법을 제정, 군 비행장 주변 주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너무나도 다른 일본과 우리의 모습을 3회에 걸쳐 비교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지난달 31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카데나 정(町)의 미 공군 카데나기지 전망대. 공중급유기인 KC135(잠수함초계기)를 비롯해 각종 전투기들이 연거푸 엄청난 폭발음을 내며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우리나라 군(郡) 과 비슷한 행정구역인 카데나정의 미 카데나기지는 정 전체면적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카데나정의 토카사키 지지섭외과 과장은 휴대용소음측정기의 바늘이 75㏈을 가리키는 것을 보여줬다. 90웨클(항공기소음측정단위) 가량에 해당돼 대화가 불가능한 수치다.

그는 "100대 이상 상주한 F15와 KC135 전투기등이 연평균 4만회 정도 이착륙하고 있고 밤에도 70㏈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횟수가 연간 3천회 정도에 달한다"며 "지난 63년간 이렇게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간 측정된 최고치가 100㏈이 넘어 도저히 사람이 참을 수 없는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만4천여명에 달하는 이곳 주민들의 비행장 관련 민원은 연간 160여건에 불과하다. 순수 소음피해와 관련된 민원은 훨씬 더 적다. 토카사키 과장은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공공기관과 학교, 가정 등에 국비로 방음시설설치비용과 에어컨 설치에 따른 전기료를 지원해주고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일본정부는 1974년 '방위시설 주변의 생활환경정비에 관한 법률'을 제정, 군비행장주변 학교와 공공시설, 개인주택에 대한 방음시설 설치와 냉난방기사용에 따른 전기요금을 보조해주고 있다.

카데나정의 경우는 이 법에 따라 지난 81년부터 국가 지원을 받고 있으며 가구당 연간 2천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보조받고 있다. 또 대략 10년을 주기로 하는 시설 교체 비용도 국가가 부담한다.

반면 연간 3만회 정도 전투기가 이착륙하고 있는 수원공군비행장 주변지역은 지금까지 단 한푼의 정부 지원도 받은 적이 없다. 지원을 주도해야 할 정부는 오히려 힘겨운 소송 대상자일 뿐이다.

카데나기지를 함께 방문한 수원시의회 비행장이전특위 이종필 위원장은 "군 비행장 주변 주민들의 피해를 무조건 외면하기 보다는 일본 정부처럼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군 비행장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법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