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입장에서 보면 시와 한국토지공사 두 수장의 만남은 나름의 성과를 냈다.

개발이익 규모를 따져본 뒤 필요한 현안사업에 투자할 용의가 있다는 토공의 의사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종상 토공 사장의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먼저 검단신도시·청라지구·영종지구 개발사업에서 얼마 만큼의 개발이익이 발생하느냐가 중요하다. 개발이익 규모에 따라 토공이 현안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정해진다.

실무자 의견도 매우 중요하다. 토공이 시에 보낸 검토 결과 자료를 보면 '조건·전제 사항'이 붙어 있다.

'검단신도시 개발이익 주변시설(아시안게임 주경기장) 투자'는 정부의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 주경기장 신설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개발이익은 사업지구 내에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다.

'청라국제학교(k-1) 부지 확대'는 약 741억원의 손실을 보전해 줬을 때 가능하다.

'영종지구 아시안게임 다목적체육관 건설'과 관련, 토공은 축구연습장 설치만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가 생각하고 있는 다목적체육관은 '인천삼산월드체육관'처럼 여러 종목을 치를 수 있는 실내체육관이다.

토공의 '영종메디시티 부지 제공'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메디시티 부지 제공을 위해 개발·실시계획을 변경할 경우 약 4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는 현안사업 17건이 검단신도시·청라지구·영종지구 개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망 확보와 앵커시설 유치를 통해 이들 지역의 투자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토공은 시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면 손실액이 발생하거나 개발·실시계획이 흐트러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또 구체화되지 않은 사업은 좀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현안이 '국제BIT복합연구단지 부지 기부채납'과 '인천스카이레일(인천공항~인천역 경전철) 사업비 일부 부담' 등이다.

시는 현안사업 17건을 모두 토공이 들어주길 바라지 않고 있다. 시는 17건을 '당연사업' '필요사업' '검토사업'으로 분류해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있다. 당연사업은 ▲청라지구 소각장 연결 2차 이송관로 설치 ▲율도사업소 이전 보상비 증액 ▲청라국제학교 부지 확대 등 3건이다. 필요사업은 '로봇랜드 부지 기반시설 조성' '국제BIT복합연구단지 부지 기부채납' '영종메디시티 부지 확정 및 저가 공급'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