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의 세계 대학순위 200~300위내 진입을 위해 정부가 오는 2012년까지 4천833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WCU)' 사업에 경인지역 대학들이 줄줄이 탈락한 것으로 나타나 수도권 대학의 위상 추락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 가장 많은 과제를 신청한 아주대는 단 1개 과제도 선정되지 못했다. WCU 사업은 기존 수천억원의 사업비가 지원된 두뇌한국(BK) 21,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과 함께 3대 대학 지원사업으로 꼽힌다.

10일 교육부와 각 대학에 따르면 477개 과제에 대한 WCU 사업 1차 심사 결과, 사업을 신청한 전국 66개 대학 중 도내에서는 경원대(1개 과제)와 경희대 국제캠퍼스(4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4개) 등 3개 대학이 선정됐을 뿐 나머지 5개 대학 11개 신청과제는 탈락했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금융공학 등 전공·학과신설 4개, 세계적 석학 초빙 2개 등 6개 과제를 낸 아주대의 경우 단 1개도 1차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5개 이상 과제를 낸 대학 중 과제 모두가 탈락한 곳은 아주대와 충남대, 영남대에 불과했다. 또 경기대와 단국대는 세계적 석학 초빙 분야에 각 1개씩, 명지대는 전공·학과 신설 1개와 세계적 석학 초빙 1개 등에 도전했으나 모두 1차에서 고배를 마셨다.

반면 세계적 석학 초빙 분야에 2개 과제를 신청한 경원대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이바르 예베르(Ivar Giaever·78) 박사를 데려와 '나노기술을 이용한 마이크로 세포칩 상에서의 세포 거동 측정' 과제를 연구하게 됐다. 모두 9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방한하는 이 분야에서 서울 이외 대학이 선정된 곳은 경원대가 유일하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역시 전공·학과 신설(우주탐사 전공) 1개 및 석학 초빙(미국·헝가리·인도) 3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도 석학 초빙(미국 2, 일본 2) 4개의 실적을 올렸다.

인천에서는 인천대가 2개 과제를 신청했다 모두 탈락했지만 인하대(4개)와 가천의과학대(1개)가 5개 과제에서 선정돼 경기지역과 대조를 보였다. 교육부는 오는 17일까지 이의제기를 받은 뒤 이르면 이달말께 선정과제를 최종 확정하고 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