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李會昌총재가 26일 공동여당에서 논의가 한창인 내각제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이총재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金大中대통령은 이른바 「DJP합의」에 따라 연내에 내각제 개헌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분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또 『더 이상 집권당 내부의 불안과 정략적 합의에 의한 갈등으로 국정을 표류케 하거나 불안케 하는 일이 계속돼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일부 당직자들이 내각제 카드의 활용을 주장해왔지만, 이총재가 공개석상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내각제 문제를 대여공세 전략으로 적극 구사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관칙되고 있다.

이런 발언을 한 것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당직자들이 「국민의 정부」 1주년 기념식장에서 싸움을 하고, 현 정부의 국정운영 난맥상이 표면화된 게 계기였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두 여당의 내분을 부채질하면 할수록 한나라당에 도움이 되고, 이것이 지난 1년간의 수세에서 벗어나 공세를 펴나갈 수 있는 호재라는 판단을 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 權翊鉉 金德龍부총재는 총재단회의에서 국민불안 및 정치불안 해소를 위해 김대통령과 金鍾泌총리의 내각제 「조기담판」을 주장한 바 있다.

安澤秀대변인도 이날 주요당직자회의 브리핑을 통해 『현 정부 출범 1년이 되는 날 국정난맥상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정권은 처음 봤다』며 『권력누수 현상이1년만에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대변인은 『이런 현상은 「DJP 공동정권」의 태생적 한계에다가, 국민회의가 오랜 야당생활을 한 가신세력이 주축이 됐기 때문』이라며 『국민회의가 집권당으로 자리잡으려면 새로운 세력을 수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金亨雲기자·hwkim＠kyeongin.com>